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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럼] 치료해도 왜 안 나아요? /김영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6-29 19:25:28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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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를 해도 안 낫는 경우가 많다. 치료해도 왜 안 낫느냐고 의사를 탓하는 경우도 정말 많다. 이 약 저 약을 먹어보고, 이 병원 저 병원을 돌아다녔는데 별로 호전이 없단다. 그래서 이제 침이라도 맞아볼까 해서 왔다는 얘기는 한의원 단골 레퍼토리다. 그래서 농담 삼아 한의원은 종합병원 다음의 4차 의료기관이라는 소리를 한의사끼리 하기도 한다. 한의원에 오는 분들 중 상당수가 여러 가지 치료를 다 해본 후에 오는 경우가 많아서다. 여기에다가 유명하다는 한의원들까지 들렀다가 온 경우라면 갑갑한 상황이다.

자! 이제부터 솔직한 얘기해드리겠다. 치료를 해도 안 낫는 이유는 당신에게 있다. 거쳐온 모든 의사의 실력이 평균 이하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니다 보면 보편적이고 교과서적인 치료는 다 받아본 셈이다. 보편적인 치료를 다 했는데 낫지 않았다면, 그 순간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왜 안 나았을까? 내 몸이 특이체질인가? 내가 다닌 병원의 의사, 한의사는 빠짐없이 능력이 부족한 돌팔이였을까? 내가 아직 모르는 특별한 치료법이 있는데 나만 만나지 못한 것인가?

특이체질은 흔하지 않고, 여러 의료기관을 거치는 동안 좋은 의사를 한 번도 못 만날 가능성도 낮고, 지금처럼 정보가 광범위한 시대에 나만 모르는 특별한 치료가 존재할 리도 없다. 만약 내게 꼭 맞는 치료가 있다면, 만났던 의사 중 최소한 한 명 이상은 그 치료를 권해주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의사를 쉽게 만날 수 있는 환경에서 병이 잘 고쳐지지 않는 이유는 딱 하나다. 병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이 병원에 있지 않는 경우다. 성공적인 치료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짧고 강력한 의학적 개입을 통해 원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회복력이 충분할 때다. 그래서 젊거나 병으로 고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경우에는 치료가 잘 된다.

하지만 환자분들 중에는 교과서적인 치료로 잘 낫지 않는 만성적이고 복잡한 병들을 앓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병들은 치료로 나아지는 데 한계가 있다. 병의 원인과 치료 방법을 밖이 아닌 안에서 찾아야 한다. 인체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잘 쉬는 것, 여기에 해답이 있다.

잘 낫지 않는 병의 대부분이 이처럼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 소외당할 때 찾아온다. 위가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천천히 먹고, 과식이나 야식하지 말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해야 한다. 그래야 위에 부담이 가지 않아서 소화가 잘되고 대소변도 편해진다. 꼭 필요한 일들만 최소한으로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데, 일어나지 않은 일을 과하게 걱정하고 생각하다 보면 수면이 부족해지고 소화가 안돼 몸의 회복이 조금씩 더뎌진다.

수면을 통한 충분한 휴식이 안 되니 커피 같은 카페인 음료나 빨리 에너지를 낼 수 있는 밀가루 음식, 달콤한 음식이 당기게 된다.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오는 졸음이나 피로를 이런 음식으로 애써 외면하다 보면 오장육부와 인대, 관절, 근육이 서서히 망가진다. 이래도 돌보지 않고 외면하면 잘 낫지 않는 병, 더 나아가 심각한 병을 만나게 된다.

잘 낫지 않는 병! 원인도 치료 방법도 밖이 아닌 안에 있다. 꼭 낫고 싶다면 가장 기본적인 것의 상태를 전문가와 상담하자. 진정한 치료는 내 안의 아픈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인기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오는 분들이 산에 가서 건강을 되찾는 이유, 바로 여기 있다. 삶의 방식 속에 모든 해답이 있다. 먹고, 자고, 배설하고, 쉬는 것! 여러분이 고대하는 명의는 여기서부터 해결책을 찾는다. 애타게 기다리는 파랑새는 가까운 곳에 있는 법이다.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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