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기사를 뭐하러 쓰세요?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을 건데요.” 최근 부산의 공공의료를 강화하자는 내용의 기획시리즈를 쓰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처음에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싶었지만, 이내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시민사회는 부산의 공공의료시설 확충을 ‘100년의 꿈’이라고 부른다. 100년 넘게 부산의 공공의료가 제자리걸음이라는 주장이다. 부산의 사실상 유일한 공공의료시설은 부산의료원 한 곳뿐이다. 부산의료원은 1876년 일본인을 치료하기 위해 만든 관립 ‘제생의원’에 그 뿌리를 둔다. 1876년 이후 100년이 넘게, 아니 140년이 넘도록 부산의 공공의료시설은 단 한 곳도 늘지 않았다.
지금의 상황은 어떤가. 부산의료원은 지난 2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병상을 비웠다. 부산의료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여기서 쫓겨난 환자는 전남 목포까지 옮겨졌다. 부산의 다른 민간병원이 환자를 받아주지 않거나, 받을 여건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민간병원 문을 두드리다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숨진 환자도 있었다. 부산에 공공병원이 하나만 더 있었어도 이런 사각지대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다. 현재 민선 7기만 봐도 다양한 공공의료 확충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제대로 진행되는 건 없다. 서부산의료원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난항이 예상된다. 동부산의료원(옛 침례병원) 역시 비슷한 상황에 부닥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부산시민건강재단은 전임 시장의 공약에 포함돼 있었지만, 현재 설립 작업이 멈춘 상태다. ‘바뀌는 게 없다’는 말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코로나19 사태는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부산지역 코로나19 환자 대부분이 공공의료시설에서 치료를 받았다. 공공의료가 없었으면, 코로나19 대응이 가능이나 했을까. 부산시의 ‘동부산권 공공병원 민간투자 적격성 용역’에서는 공공의료시설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상황에서 사회 전체적 손실을 막아내, 경제성 높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공공의료 확충은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요구다. 감염병은 5년에 한 번씩 유행한다고 한다. 5년 뒤에 코로나19보다 더 지독한 바이러스가 유행한다면, 그때는 어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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