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이후 국제 관광·마이스(MOCE)산업은 급랭 상태다. 전 세계 규모의 여행 제한으로 관광업계는 1억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코로나 19 사태는 예측할 수 없이 길어진다. 과연 관광마이스업계는 괜찮은가. 얼마나 많은 이 분야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지금껏 해보지 못한 불편한 물음도 길어진다.
국제회의 개최 도시 순위에서 부산은 아시아 4위, 세계 12위권으로 진입해 ‘마이스하기 좋은 국제회의도시’로 급부상했다. 부산 산업의 고부가가치 영역이자, 도시성장의 미래 동력이던 이 핵심 산업이 이제 언택트(비대면)시대를 맞으면서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많은 업체가 상반기 매출이 ‘제로(0)’ 상황이고, 휴업 중이다. 인력 또한 잠정 휴직 상태이거나 근무시간을 조정해 급여를 낮추는 등 어려운 상황이다. 마이스 산업에 힘입어 동반 성장한 호텔업계는 어떤가?
최근 부산 해운대구에 신규 오픈한 호텔인 롯데 시그니엘 부산을 비롯해 170개가 넘는 호텔은 하루 수용 객실 수만 해도 1만4000개가 넘는다. 마이스 산업이 종합산업이다 보니 호텔부터 항공사 등 연관산업 모두 코로나19 역병이 몰고 온 여파가 상상 이상이다.
대면에서 얻을 수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 가치가 높기에 마이스 산업은 코로나가 안정되면 회복은 급속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글로벌 마이스 생태계가 되살아났을 때 우리 마이스 기업이 얼마나 생존해 있을까 하는 점이다. 시장이 회복된다 해도 코로나 피해 상황은 산업구조상 최소 2년 이상은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 기업들이 그동안 긴 호흡을 할 수 있어야 생존할 수 있다.
생존 솔루션은 무엇일까? 첫째, 하이브리드식 행사개최에 대한 정부의 의지 확산이다. 마이스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엄중한 기업 활동이다. 그냥 대책없이 행사를 중단하기보다 안전한 방역체계를 도입해 온라인·오프라인을 겸한 하이브리드식 행사를 채택할 방안이 적극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이는 정부 차원에서 서서히 시작되고 있어 반갑고 감사한 일이다.
둘째, 새로운 미팅(meeting) 테크놀로지 개발을 위한 현실적 연구·개발지원이다. 최근 부산시는 마이스 산업의 미팅 테크놀로지 개발 예산을 확보해 발 빠르게 지원함으로서 기업들에게서 환영받았다. 그러나 지자체의 지원은 재정적 규모에 한계가 있어 어려움이 뒤따른다. 정부 차원에서 큰 그림과 함께 현실적인 R&D 지원책을 시행한다면 새로운 부가가치 산업으로 키울 수 있다. ICT (정보통신기술) 따로, 행사 따로가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맞는 새로운 방식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셋째, 업계 특수성에 맞는 대비책이 필요하다. 하반기 사태 진정을 가정해도 대부분 국제행사가 내년 이후로 연기돼 3/4분기 국내 MICE 산업의 외국인 유치 전망은 어둡다. 정부의 특별 고용 유지 지원금 지급도 곧 끝나는데 많은 업체가 도산에 직면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내년 행사 준비는 올해 해야 일이 돌아간다. 당장 일은 없어도, 행사가 연기돼도 연기에 따른 관련된 일들을 해야 한다.
시장 회복이 되고 나서야 일을 하는 것은 이미 늦다. 그만큼의 잠정 기간을 가져야 하는 마이스 산업의 의 특수성이 반영되어야 한다.
관광 마이스 자산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댐이 한 번 무너지면 모든 기초공사를 다시 해야 가동할 수 있듯 댐이 무너지기 전에 손을 봐야 한다. 지금까지 쌓아온 관광 마이스 산업의 자산이 코로나 역풍에 뿌리째 뽑혀서는 안 된다.
‘새로운 시대’는 그냥 오지 않는다. 준비된 자만이 얻을 수 있는 영광이라고 했다. 좌절의 시기에 앞으로 다가올 재기의 순간이 ‘구름 뒤에 변함없이 있는 태양과 같이’ 있음을 의심치 않는다.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 재난 속에 재기를 위한 준비와 노력은 마이스 업계부터 당연히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지자체와 정부도 힘을 합쳐주길 기대한다.
이봉순 리컨벤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