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부산지역 제조업의 올해 3분기 기업경기 전망지수(BSI) 수치다. 100을 기준으로 삼는데 산업현장에서는 3분기 경기가 반 토막 날 것을 예상한다는 의미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58)를 넘어 1998년 IMF 외환위기 때(48)와 비슷한 수준이다. 얼마나 심각한 위기인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셈이다.
‘66.7%’.
지난 5월 부산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 수치다. 지역 제조공장 중 3분의 1이 한 달간 작동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순환휴직을 하거나 인원을 최소화해 생산 라인을 가동하는 곳이 늘고 있다. 평균가동률은 최근 3개월 연속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1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각종 경제지표가 역대 최악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 협력업체가 많은 부산지역 제조업은 주문량이 감소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더불어 해외 수요까지 사라진 탓에 업계를 가리지 않고 불황에 허덕인다. 철광석 등 1차 금속 업계는 BSI가 ‘19’에 그쳐 조사기관에서도 몇 번의 재확인 작업을 거쳤다는 후문이다. 지역 주력 산업인 기계 및 자동차부품도 불황을 피해가진 못하는 상황이다.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을 수주한 조선해양기자재 업계도 실제 물량 발주로 이어지는 건 최장 2년 뒤라 그동안은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 여름철 성수기를 맞은 관광업계도 하루를 버티지 못해 문 닫는 곳이 나올 정도다.
“의료·방역으로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는지 모르겠지만, 경제는 지금부터 진짜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겁니다.”
지역 산업단지 내 기업과 공장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한목소리로 나오는 전망이다. 기업 대부분이 올해 상반기는 지난해 하반기 발주받은 물량으로 어느 정도 버텨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는 이달부터 시작되는 하반기부터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부산시는 단순히 수치를 읽어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암울하기만 한 숫자 너머의 한숨과 아우성을 듣고 산업현장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으로 이어져야 한다. 현장의 많은 기업은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시행과 금융·세제 지원에 목말라 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