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상현의 끼니] 남도 갯벌 여름 별미 짱뚱어탕

  • 박상현 맛 칼럼니스트
  •  |   입력 : 2020-07-08 19:47:24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짱뚱어. 유난히 큰 머리 위에 두 눈이 툭 불거져 있고 생김새나 크기에 어울리지 않게 크고 화려한 등지느러미를 지녔다. 전체적으로 보면 뭔가 좀 어색하고 우스꽝스러운, 한마디로 괴상하게 생긴 녀석이다. ‘자산어보’에서는 눈이 튀어나온 모양을 두고 볼록할 ‘철’자와 눈 ‘목’자를 써서 철목어라 했다. 공기호흡을 할 수 있어 아가미는 물론이고 폐로도 숨을 쉰다. 그래서 썰물 때면 가슴지느러미로 갯벌을 헤집고 다니며 먹이사냥을 한다. 때로는 꼬리 힘으로 상당한 높이로 도약하는데, 이는 수컷이 짝짓기를 위해 암컷을 유혹하는 행위다.
여름 짱뚱어탕은 어지간한 보양식보다 낫다.
이맘때 갯벌에 나가면 짱뚱어의 기행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소리에 민감한 짱뚱어는 갯벌에 나와 머리를 쳐들고 있다가도, 다가가면 순식간에 구멍 속으로 몸을 숨기므로 여간해선 잡기 어렵다. 긴 낚싯줄에 추와 바늘을 달아 짱뚱어가 뛰어다니는 지점에 정확히 낚시 바늘을 던져 채 올리는데 이를 ‘훌치기’라고 한다. 뻘배를 타고 다니며 노련하게 짱뚱어를 낚아채는 모습은 전라남도 순천, 강진, 증도 등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물이다. 한때는 돼지 먹이로 줄 만큼 흔하게 잡혔으나, 곳곳의 방조제 공사와 오염 등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청정 갯벌에서만 사는 짱뚱어는 인공양식도 되지 않는다. 2011년 처음으로 전남 해양수산과학원에서 인공종묘 생산에 성공한 뒤, 가끔 어린 짱뚱어를 대량으로 방류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지금 먹는 짱뚱어는 모두 자연산이고 산지가 아니면 좀처럼 맛볼 수 없는 생선이다.

부산 출신인 나는 10여 년쯤 전 짱뚱어탕을 처음 맛봤다. 순천의 대표 보양음식이지만, 다른 지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유별난 이름에 이끌려 시켰다가 순식간에 매료된 음식이다. 짱뚱어탕은 겉으로 봐서는 추어탕과 별 차이가 안 난다. 몸통은 으깨졌으니 분간할 수 없고, 시래기·숙주·애호박·토란대 등 내용물도 비슷하다. 다진 마늘과 청양고추 그리고 방아 잎이나 제피가루를 고명으로 올리는 것 또한 추어탕과 같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맛에서 차이가 난다. 짱뚱어는 그 생김새와는 달리 의외로 고급스럽고 조신한 맛이다. 갯벌을 기어 다니며 햇볕을 많이 받고 자라 비린내가 없어 탕이나 전골로 그만이다. 심지어는 약간 밋밋한 맛 때문에 처음에는 갸우뚱하게 된다. 그러다 바다 생선 특유의 시원함 덕에 자꾸만 숟가락을 담그고 만다. 약간의 들깨와 된장이 사용되지만 그렇다고 시원함이 주눅들지 않는다. 처음에는 안단테 정도의 속도로 손이 움직이지만 개운함 속에 감춰진 특유의 깊은 맛을 느끼는 순간, 움직임은 알레그로 정도로 빨라진다. 그러다 보면 인기척에 놀라 뻘 속으로 숨어드는 짱뚱어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탕 한 그릇을 비우고 만다. 전날 술이라도 마셨다면, 땀은 비 오듯 쏟아지는데 속은 오히려 편안해지는 신통방통한 음식이다. 삼복에 남도 갯벌을 찾는다면 꼭 한 번 맛보시길 권한다.

맛 칼럼니스트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3. 3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4. 4‘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5. 5[근교산&그너머] <1484> 통영 학림도 망산
  6. 6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7. 7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8. 8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9. 9아직 관객 많은 ‘오디세이’인데…아이맥스관에서 내린 사정
  10. 10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3. 3[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4. 4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5. 5李 대통령 “국민 생명·안전 지키기가 최우선”
  6. 6‘가상자산 과세 유예’ 결론 못낸 당정
  7. 7여야 ‘조희대 국조’ 두고 공방 격화
  8. 8[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9. 9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10. 10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1. 1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2. 2‘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3. 3퇴직금 2028년부터 사외적립…체불 예방
  4. 4부산시 “부산에 글로벌 AI 허브 유치하겠다”
  5. 5미래에셋·대신증권·빗썸도 뚫렸다(종합)
  6. 6사실상 금융업 전체가 다 털릴 판…靑, 긴급 대응회의(종합)
  7. 7첫 100조 분기매출 하닉 “100조 주주환원 하겠다”(종합)
  8. 8전용터미널·화주 인센티브 등 북극항로 상업운항 지원 요구
  9. 9부산과학기술협의회·CTO평의회 역량 확대
  10. 10부산銀 센텀센터, 스타트업 지원 거점화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3. 3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4. 4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5. 5영업중단 이어 단전 위기…피가 마르는 홈플러스 입점업체들
  6. 6후배 경찰 신체 ‘덥석’…파출소 팀장 추행 혐의 피소
  7. 7부경대 5108명 정보유출…위탁보안 비상
  8. 8“일부 수사 강압·부실” 부산변회, 권한 커진 경찰 첫 평가
  9. 9김해 어르신 생활 불편 해결해 드립니다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9일
  1. 1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2. 2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3. 3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4. 4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5. 5‘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6. 6‘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7. 7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8. 8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9. 9김해FC, 제6대 사령탑에 설기현 감독 선임
  10. 10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지긋지긋한 론스타
어떤 ‘최장수’ 기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79년 정론 국제신문 정상화 요구 들불처럼 번진다
노후 원전 사용연장 안전에 일말의 의심 남지않게
세상읽기 [전체보기]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한국 경제 떠받치는 중장년, 이제 다시 봐야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