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으로 고소된 직후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 문제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여야 정치권의 극한 대립 양상까지 진행되는 모양새다. 당사자가 차기 대통령 선거에 나설 가능성이 큰 여권의 유력 주자였다는 점까지 맞물려 이번 논란은 국민적 혼란을 촉발하고 있다. 안타깝기 짝이 없다.
실제 박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 형식으로 치르는 것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 인원이 급증하고 있다. ‘성추행 의혹을 받는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국민이 지켜봐야 하는가.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게 맞다’는 청원인의 시각을 인정하는 국민이 많다는 것이다. 반면 고인의 업적은 추모할 가치가 있다는 의견에도 무시 못할 정도로 국민적 지지가 집중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차기 대권의 유력 주자 반열에 오른 박 시장이 자신의 인생 역정과 어긋나는 행위에 휘말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이 같은 논란이 벌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정치적인 쟁점으로 비화시키는 게 맞는지는 의문이다.
이처럼 박 시장의 장례가 사상 첫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러지는 것을 놓고 벌어지는 정치 논란이 정파적 이해관계에 얽혀 증폭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게다가 해당 의혹을 경찰에 고소한 당사자는 일부 여권 지지층의 무분별한 신상 털기 대상이 되는 등 본의 아니게 2차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사태의 본질과 관계없이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가 더는 피해를 입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치권 또한 이에 편승해 사태를 악화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박 시장의 장례는 오늘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리는 온라인 영결식을 통해 마무리된다. 하지만 고소를 통해 성추행 피해를 호소한 당사자가 겪을 고통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특히 박 시장의 장례 절차에 대한 다툼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조짐이다. 큰 충격을 안긴 박 시장의 죽음을 놓고 국민적 분열이 초래된 마당에 정치권이 이를 조장하는 것이라면 더 큰 문제다. 정치권이 이를 해소하는 지혜를 발휘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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