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가 쏟아지거나 장마철이 되면 발생하는 붕괴 사고가 올해도 어김없이 일어났다. 며칠 전 새벽 100㎜ 폭우에 부산 서구 남부민동 산복도로에 있던 무허가 주택이 무너졌다. 다행히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이었지만 이런 사고 때문에 주변에 연쇄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실제로 이웃 주민이 불안에 떨어야 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단순히 인명 피해가 없었다고 안심할 일이 아니다.
무허가 노후 건축물의 안전성 문제가 지적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작년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의 2층 주택 붕괴로 70대 노인이 사망했을 때나 3년 전 부산 중구 동광동에서 주택 3채가 한꺼번에 무너졌을 때도 같은 언급이 반복됐다. 그러나 태풍 폭우 지진 등과 같은 재해가 닥치면 건물이나 절개지 붕괴, 산사태 등 비슷한 사고는 꾸준히 되풀이된다. 사고 직후 관할 행정 당국은 실태 조사와 안전 강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하지만 사유 건축물 관리에 강제력이 미치지는 못하는 것이다.
부산은 노후 주택 비중이 다른 대도시에 비해 높은 편이다. 국토교통부 조사를 보면 20년 이상 노후 주택과 건물 비율은 전국 평균이 각각 66.7%, 53.5%이지만 부산은 83.1%, 69.4%나 된다. 26만개 가까운 주택 중 30년 이상된 건물도 12만여 개다. 대표적 원도심인 동구는 40%가 30년 이상 건물이고, 수영구 서구 동래구 등도 30% 넘는다. 건축대장에 없는 무허가 건물은 3300곳 이상이다. 상당수 산복도로 같은 고지대에 있어 일반적인 노후 건물보다 더 위험하다.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 건축물 관리법 개정안이 5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 법에 따르면 광역 및 기초 지자체는 관할 지역 내 소규모 건축물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돼 있다. 안전에 취약하거나 재난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건물은 비록 사유물이라 하더라도 공적인 관리 영역에 포함시키라는 의미다. 하루라도 빨리 이런 조사과정을 거쳐 무허가 건축물이나 재해위험지에 대한 세밀한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 시간당 100~200㎜의 집중호우는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실태를 알아야 대책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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