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에야 고백하지만 뉴딜(New Deal)의 사전적인 의미만 ‘수박 겉 핥기’ 식으로 아는 정도였다. 이 때문이었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한국판 뉴딜’ 추진 방침을 공식화했을 때 머릿속에는 해당 사안에 대한 개념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1930년대 미국에서 처음으로 추진된 뉴딜 정책을 국내 경제에 어떤 방식으로 접목한다는 것인지, 앞으로 진행될 뉴딜 사업은 어떤 분야에 초점이 맞춰질지 등이 좀처럼 그려지지 않았다.
넉 달이 흐른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누군가가 한국판 뉴딜을 간단 명료하게 설명해달라고 요청한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혁신성장을 추구하고, 4차 산업(디지털 뉴딜)과 환경·에너지(그린 뉴딜)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고용·사회 안전망 강화)를 창출하려는 정부의 중장기 로드맵’ 정도로만 답변할 것 같다.
소득주도 성장론을 주창해 온 정부가 경제 기조를 한국판 뉴딜로 전환한 데에는 코로나발 경제 위기를 조기에 극복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상당수 전문가도 “국가 재도약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중 하나가 ‘구체성 결여’다. 지난 6월 본지와 인터뷰를 한 에너지나눔과평화 김태호 대표 역시 “정부가 그린 뉴딜의 정확한 정의와 세부 대책을 제시하지 않아 희망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런 면에서 걱정되는 게 있다. 부산형 뉴딜 사업이 순항할지 여부다. 현재 부산시는 뉴딜 사업으로 ▷스마트제조 실증 클러스터 구축 ▷암모니아 기반 수소에너지 기술 개발 등을 계획 또는 추진 중이다. 내년 국비 요구액도 뉴딜에 초점을 맞춰 7조7690억 원으로 정했다. 이들 사업 모두 부산 경제·산업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뉴딜’이라는 범주 안에서만 봤을 때 과연 부산만의 특화된 사업인지 의문이 든다.
부산연구원은 지난 6월 주목할 만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부산형 뉴딜 사업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지역 특성과 정책 방향을 담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골자다. 해양·수산업의 특성을 활용한 디지털 뉴딜 사업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국비 확보가 발등의 불로 인식되지만, 부산형 뉴딜 사업을 명확히 설계해 중장기 로드맵을 세우는 것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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