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인구 역전 시점을 8년가량 늦춘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의 ‘혁신도시 15년의 성과평가와 미래발전 전략’ 보고서에 담긴 연구 결과다. 혁신도시 사업이 시작된 2005년에는 역전 시점을 2011년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현실화된 건 지난해였다. 부산 경남 울산 등 전국 10개 지방 혁신도시에 공공기관 112개가 이전하면서 20만여 명이 유입된 덕분이다. 공공기관 추가 이전이 수도권 과밀화를 억제하고, 국토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임을 입증하는 증거다.
지난해 말 현재, 부산 혁신도시의 인구는 7522명으로 목표를 7.5% 초과 달성했다. 197개 기업이 혁신도시에 입주하면서 1만8600개의 일자리도 생겨났다. 울산 혁신도시(1만9308명)의 계획인구 달성률도 95.4%에 이른다. 경남 혁신도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434개 기업을 유치했다. 10개 혁신도시가 유치한 기업과 일자리 수는 각각 1704개, 11만4867개에 달한다. 혁신도시가 없었다면 이런 자원의 생성은 불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국토 불균형은 지금보다 훨씬 심화돼 파산지경에 이른 지자체가 수두룩했을 터이다.
문제는 당정의 의지다. 더불어민주당은 21대 총선 공약으로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거론해오다 선거 직전 제외해 버렸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8년 ‘국가균형발전 비전과 전략 선포식’에 참석한 뒤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발걸음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수도권 유턴 기업에 150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수도권 산업단지에 입주하는 기업에 분양·임대 지원을 강화하는 등 수도권 중심주의는 갈수록 뚜렷해진다.
사실, 혁신도시의 수도권 인구 분산효과는 굳이 연구할 필요가 없는 주제였다. 수도권 공공기관이 비수도권으로 이전하면, 한 명이라도 비수도권의 인구가 늘어나지 줄어들겠는가. 삼척동자도 알 만한 이치를 용역을 통해 묻는다는 건, 수도권 주민의 반발을 우려한 핑계 만들기가 아닌지 의심된다. 그렇지 않다면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약속한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당장 실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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