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메디칼럼] 우리 사회의 활력과 재활을 위하여 /신명준

  • 신명준 부산대병원 교수
  •  |   입력 : 2020-08-10 20:15:15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누구나 늙는다. 그것은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적 진리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예전부터 이 당연한 진실을 인지하고도 회피하려고 노력해왔다. 과거의 사람들도 불로불사(不老不死)를 위해서 온갖 노력을 다 해왔고, 현재의 사람들도 이를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림 서상균
왜 사람들은 늙고 싶지 않은 걸까? 질문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늙고 싶지 않은 것인지, 늙어 보이고 싶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죽고 싶지 않은 것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야 더 유용한 답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은 자기가 가진 지식과 지혜를 남겨서 남에게 또는 뒤 세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것이 아닐까? 그런 나눔의 의지를 통해서 후손이 더 잘 먹을 수 있고, 더 안전할 수 있도록 했고, 그 결과 우리는 과거보다 매우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물질적 풍요로움은 정서적 갈등과 차별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었다. 이는 사람이 가진 매우 강력한 무기였던 ‘다른 사람과 무엇이든지 나누고자 했던 의지’를 더 약하게 만들게 되었다.

내가 가진 것을 남에게 나누어 주고, 또 남이 가진 것을 얻고, 그렇게 서로 서로 나누면서 좋은 것은 취하고 나쁜 것을 고쳐가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그렇게 살고 있는가?

의학에서도 경험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인터넷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발달하면서 이전보다 훨씬 손쉽게 의학 정보를 모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을 올바르게 해석하고 실제로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즉, 의학적 경험은 단순한 지식의 습득이 아니라 지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의사들은 수없이 서로 간에 논쟁하며 그 과정을 기록해 그런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던 다른 모든 의사가 그것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한다. 그래서 훌륭한 경험, 즉 의학적 지혜가 널리 전파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그런 노력 속에서 의학은 늙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가고 있다. 적어도 사람의 건강을 다루는 학문이라면 투명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검증받을 수 있어야 그 생명력이 무한하다고 생각한다.

늙지 않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우리의 의지와 정신이 아이들에게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어른들이 달라져야 아이들이 사는 세상이 달라진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월급으로 집을 살 수 없는 세상, 부모가 만들어 준 스펙이 없으면 취직하기 어려운 세상, 검증되지 않은 말들이 뉴스가 되는 세상. 이런 세상은 누가 원했고 누가 만들었을까? 의사이자 교수로서 의학적 지식은 다른 분야의 사람보다 많겠지만, 세상에 대해서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은 적어도 느끼고 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온도와 기후도 시시각각 변해가고 바이러스도 끊임없이 생존을 위해서 변해가는 세상이다. 사람은 혼자서는 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동체 안에서라면 우리의 나눔 의지는 변하지 않고, 우리 마음은 늙지 않을 수 있다.

우리의 선조들이 우리에게 현재의 풍요로움을 주었듯이, 우리의 힘으로 약해진 나의을 의지를 회복하여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부산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조황] 부산 심해 참우럭 입질에 ‘떠들썩’
  2. 226년 전 젊은 한석규·최민식·송강호…韓 영화사 바꾼 전설의 귀환
  3. 3‘도심 속 자연’ 서면교차로 정원 추진
  4. 4초등생 살해 여교사 48세 명재완 신상공개(종합)
  5. 5박형준-이재명 ‘빈손 회동’ 신경전 가열
  6. 6SKY 로스쿨 합격자 86% SKY 출신들(종합)
  7. 7등불축제 보러 갔다가 ‘새로운 대만’을 발견했다
  8. 8배우자(10억 원)·두 자녀(각각 5억 원) 20억 물려줘도 2028년부턴 상속세 0원 된다(종합)
  9. 9재정자립도 12% 부산 동구, 시설공단 설립 13일 결판
  10. 10보조배터리 과충전 8분 만에 ‘열폭주’…방화팩 효과 입증
  1. 1박형준-이재명 ‘빈손 회동’ 신경전 가열
  2. 2李, 비명계 껴안기…김두관만 패싱(종합)
  3. 3尹정부서 발의 탄핵안 29건 모두 민주당 주도…기각 8·인용 0
  4. 4이재성, 박 시장 때리기…내년 지선용 견제구(종합)
  5. 5與 과반, 거리투쟁 동참…탄핵기각시위·2차탄원(종합)
  6. 6[속보] 국민의힘 38%·더불어민주당 36%…이재명 31%, 김문수 11%
  7. 7민주, 가용수단 총동원…尹 파면 촉구 도보행진(종합)
  8. 8지역화폐·주4일제…野 20대 민생 과제로
  9. 9국힘 “총등록금 대비 장학금 60%→70%”
  10. 10尹 석방으로 李 반사이익? 적대적 공생관계론 재주목
  1. 1배우자(10억 원)·두 자녀(각각 5억 원) 20억 물려줘도 2028년부턴 상속세 0원 된다(종합)
  2. 2주택시장 계속되는 한파에…착공·분양 시기 눈치보기
  3. 3부산 도시재생 혁신지구 올해도 ‘0’? 대상지 못 찾는 市(종합)
  4. 4‘AI 수혜’ 리노공업 매출 급증…주가 상승 겹경사
  5. 5상속 ‘N분의 1’세율로 형평성 초점…부자감세 논란은 여전(종합)
  6. 6올해 부산 공동주택 공시가격 전년보다 1.66%↓… 30억 원 이상은 64가구
  7. 7제주항공, LCC 탑승객 1위
  8. 8한국수산회 정기총회…정영훈 회장 연임
  9. 9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급증
  10. 10美 철강 등 파생상품도 관세…산업부 “수출中企 지원 강화”
  1. 1‘도심 속 자연’ 서면교차로 정원 추진
  2. 2초등생 살해 여교사 48세 명재완 신상공개(종합)
  3. 3SKY 로스쿨 합격자 86% SKY 출신들(종합)
  4. 4재정자립도 12% 부산 동구, 시설공단 설립 13일 결판
  5. 5보조배터리 과충전 8분 만에 ‘열폭주’…방화팩 효과 입증
  6. 6전 세계 홍역 확산…출국 전 백신 접종을
  7. 7교육감선거 진보 단일화에 다급해진 보수…막판 물밑협상
  8. 8중국발 황사주의…마스크 꼭 쓰세요
  9. 9[속보] 헌재, 전원일치 ‘감사원장 탄핵소추안’ 기각…별개의견 3인
  10. 10[속보] 헌재, 전원일치로 이창수 중앙지검장 탄핵소추 기각
  1. 1마이너리그 거부권 없는 김혜성, 도쿄행 불발 트리플A서 시즌 시작
  2. 2첫 챔프 노리는 BNK, 판박이 우리은행과 리벤지 매치
  3. 3뮌헨 철기둥 김민재·PSG 조커 이강인, UCL 8강행 기여
  4. 4박정은 감독, WKBL 새 신화 쓸까
  5. 5KBO 10개 구단 출사표·각오 입담대결
  6. 6롯데 아킬레스건, 5선발·수비 불안
  7. 7특급 좌완 스넬, 김하성·이정후·김혜성 도우미 된 까닭
  8. 8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개성고 선수 등 소집훈련
  9. 9박현경·박지영·이예원…KLPGA 개막전, 태국서 티샷
  10. 10MLB 강속구 적응한 김혜성, 안타·도루·2득점 ‘펄펄’
다시 열린 트럼프 시대
충성파로 내각 채우고 입법부까지 장악…트럼프 폭주 예고
다시 열린 트럼프 시대
美공장 지어 무역장벽 우회…‘미국통’ 등용 네트워킹 강화도
강동묵의 디톡스 [전체보기]
市 노동안전보건센터, 조속한 설립 필요하다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우리에게 절실한 성장 마인드셋
영원히 기억을 쌓아가야 할 부산포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AI) 시대, 우리의 미래는 어디로?
과학과 문화의 앙상블
국제칼럼 [전체보기]
시급한 일, 중요한 일, 시급하고 중요한 일
부산 미분양 심각, 정부 특단 대책 필요
기고 [전체보기]
지방자치 30년, 자치 실현가능케 헌법 개정해야
동삼해수천 악취, 근본적 해결 필요
기자수첩 [전체보기]
‘기관장 잔치’된 체전 폐회식…선수가 주역인 축제 만들자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부산은 왜 망해가고 있을까
이형(고종), 이승만, 박정희, 윤석열 - 그들의 계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계와 통하는 힙한 판소리
조선시대 조상들의 고독 대처법
김창욱의 스포츠 탐색 [전체보기]
골프 vs 파크골프, 당신의 선택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명함을 자르며
‘오징어 게임2’, 국내 반응 미지근한 이유
데스크시각 [전체보기]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
도청도설 [전체보기]
금요일 선고
‘벼랑 끝’ 젤렌스키
메디칼럼 [전체보기]
뇌졸중 치료는 ‘시간이 생명(Time is life)’
귀성형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금정산성막걸리와 겨울 안주
사하구 노포 맛집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뇌력 키우기 4원칙 ‘잘먹기’
뇌력 키우기 3원칙 ‘머리 쓰기’
사설 [전체보기]
극단으로 치닫는 ‘윤’ 탄핵 찬반, 승복 선언 먼저
상속세 대수술, 세수결손·부자감세 대책 있나
세상읽기 [전체보기]
영화광의 시대가 다시 왔다
‘트럼피즘 2.0’…세계질서 재편의 서막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양질의 지속 가능한 건강보장을 위한 개혁 방안
인구 위기 본질과 노인 연령의 합리적 조정 방안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무주공해(無主空海)
트럼프 2.0 그리고 대한민국 해양정책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트럼프의 속마음 읽기
고환율의 명령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주민투표로 결정되는 부산·경남행정통합
수능 폐지를 위한 10년 교육 실험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퇴계 이황과 서애 류성룡의 생가
공원묘원에도 명당은 있다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문민을 국방부 장관으로!
‘위헌 대통령’ 퇴진과 함께 재발방지책도!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유효기간
체크인, 체크아웃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모리스 라벨
겨울 나그네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시인 권구현의 ‘금강산 풍경’
‘자연’ 임신의 검정 강아지
CEO 칼럼 [전체보기]
포틀랜드에서 만난 ‘살기 좋은 도시의 비밀’
노화 속도를 늦추는 과학적 방법

Error loading images. One or more images were not found.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