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의 행태가 가관이다. 중국 양쯔강에서 시작된 저염분수가 이어도 해역까지 이동했음에도 ‘당장 제주도 해역 어민의 피해가 우려되지 않는다’는 국립수산과학원의 보고를 받고 국민에게 알리지 않기로 한 것이다.
사연은 이랬다. 지난 6일 오전 기자는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 ‘바다누리 해양정보 서비스’에서 새벽 3시부터 이어도 해양관측기지의 염분 농도가 저염분수(30psu 이하)인 29psu를 기록한 뒤 25psu대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25~28psu 수준에 머무르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런 수치가 제주 해역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현지에서 연구진들이 염분 농도를 조사한다)에 문의했다. 돌아온 답변은 ‘저염분수를 확인해 해수부에 보고했다. 보도자료를 자체적으로 낼지, 해수부에서 낼지 논의해 봐야 한다’였다. 하지만 얼마 뒤 다시 확인하니 해수부가 해양과학기술원과 해양조사원은 저염분수에서 손을 떼고 창구를 수산과학원으로 일원화하라고 지시했다. 해양보다는 양식장 등 수산 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수산과학원이 총괄하라는 것이다.
수산과학원과 해양조사원·해양과학기술원은 역할이 다르다. 수산과학원이 저염분수의 영향에 대한 분석과 대응을 총괄한다면 해양조사원·해양과학기술원은 장비 또는 실측으로 도출된 결과치를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이들 기관 입장에서는 저염분수를 관측하고도 이를 쉬쉬하는 것이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수부는 자체 또는 산하기관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리는 대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선택을 했다. 다시 말해 해류의 방향과 풍향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상황에서 제주 인근 149㎞까지 다가온 저염분수의 존재를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수과원의 말을 믿고 제주 어민들이 ‘괜한 걱정’을 하지 않도록 숨겼다는 말이다.
해수부는 코로나19 발병 초기 정부 부처 중 최초로 대량의 확진자를 배출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일찌감치 보고를 하고 치료를 받았으면 가볍게 지나갈 일을 되레 확대한 측면이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과 같은 행태를 해수부가 언제쯤 버릴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해양수산팀장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