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홍 칼럼] 코로나 아이러니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8-27 19:13:13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한국에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전통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엄청나게 타격을 입는 불행한 일이 일어나고 있지만, 코로나로 한국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보이고 있어서다. 백신산업이 대표적이다. 코로나 발병 이후 세계는 백신 개발 전쟁에 돌입했다. 이를 해결하는 국가는 엄청난 부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서상균
그런데 한국은 백신 개발 없이도 큰 부를 축적할 것으로 보인다. 백신은 개발도 중요하지만, 생산 또한 매우 중요하다. 백신을 생산하려면 미생물을 배양하고 독성을 제거하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대규모로 생산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를 감당할 나라가 많지 않다. 한국이 강력한 대안이다. 얼마 전 빌 게이츠가 백신 생산과 관련해 한국에 협력을 요청한 이유가 여기 있다. 러시아가 자신들이 개발한 백신을 한국이 만들어 달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사한 요청이 쇄도해 관련 기업이 계약을 맺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백신생산 강국으로 떠오른다. 이뿐만 아니다. 이에 따라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를 갖게 된다. 이미 진단 시장에서는 대박이 났다. 코로나를 빠르게 정확히 진단하는 기술에서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코로나가 한국에 준 선물이다.

또 다른 변화도 나타난다. 한국은 제조업에 비해 소프트웨어 산업이 약세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운영체계 시장으로의 진입은 엄두도 못 냈다.

최근 변화 조짐이 있다. 유망한 한국산 운영체계들이 등장하면서다. 과거에도 한국형 운영체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와 몇몇 기업이 협력해 만든 바다나 타이젠이라는 모바일 운영체계가 있었다. 모두 실패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구름, 티맥스 그리고 하모니카라는 운영체계가 등장하면서다.

구름은 한글과컴퓨터라는 회사가 만들었는데 시장 진입 속도가 제법 빠르다. 무료이면서 웹서핑이나 오피스 사용, 게임이 가능해서다. 작동방식도 윈도와 비슷하다. 티맥스는 국산 운영체계 중 윈도와 가장 가깝다. 하모니카는 정부가 주도해 만든 것으로 이미 일부 부처에서 쓴다. 이들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쓰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특히 구름은 코로나 사태로 집에서 나오기 어려운 현실에서 퍼지고 있다. 운영체계가 공짜이면서 자체에 내장된 수많은 컴퓨터 게임을 즐길 수 있어서다. 만일 운영체계에서 한국이 독립을 이루면 이는 엄청난 일이 된다. 한국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강국이 될 가능성을 열어 줄 뿐만 아니라 이것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상거래 시장에서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언택트 시대가 되면서 한국에 유리한 변화가 또 일어나고 있다. 자동차 시장이다. 사람들이 지하철이나 버스 타기를 꺼리면서, 공유경제의 영향 등으로 줄어들 것 같던 자동차 소유가 오히려 늘어나면서다. 이런 추세 속에 유럽에서는 전기자동차가 대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휘발유나 경유차를 억제하다 보니 전기차 수요가 대신 크게 늘어서다. 성장 속도 또한 엄청나다. 올 상반기 유럽 전기차 시장 규모와 성장속도는 전기차 수용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여겨진 중국을 압도했다. 한국에 매우 유리한 일이다. 유럽 전기차 시장이 커질수록 그 혜택은 한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에 오기 때문이다.

중국은 자국 배터리 업체 보호를 위해 한국 업체의 시장확대를 극도로 억제한다. 유럽은 그런 불이익이 없어 기술이 앞선 한국의 배터리 기업에 큰 기회가 된다. 이런 흐름을 잘 활용하면 한국은 자동차 배터리 산업에서 글로벌 수준의 확실한 최강자가 될 수 있다. 대기업만 혜택을 보는 것이 아니다. 중소·중견기업도 혜택을 본다. 한국에 알루코라는 회사가 있다. 알루미늄 압출 전문회사로 배터리 팩 하우징을 만든다. 전기차 배터리는 셀, 모듈, 팩으로 구성되는데 많은 수의 배터리 셀을 묶어 모듈을 만들고, 이것을 다시 묶어 팩을 만든다.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집적화가 높아지면 배터리의 셀이 과열될 수 있다. 이를 막으려면 열 방출을 돕는 물질이 필요하다. 가장 뛰어난 것이 알루미늄이다. 이 회사가 배터리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매출 대박이 난 이유다. 이런 회사가 한국에 점점 늘어나면서 한국의 산업지도를 바꿀 것이다.

코로나로 ‘집콕’이 일상이 되면서 한국에 유리한 또 다른 변화도 일어난다. 카카오는 독자적인 만화 서비스 플랫폼인 픽코마를 일본 시장에 선보였는데, 일본 웹툰 시장에서 앱 매출 1위가 됐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종이 만화책이 대세다. 그런데 코로나가 퍼지자 일본 젊은이들이 웹툰에 눈을 떴다. 이 시장을 카카오가 침투해 성공을 거뒀다.

네이버웹툰도 한국 미국 유럽 등에서 웹툰 분야 1위를 하고 있다. 지난 7월 글로벌 기준 네이버웹툰의 웹 방문자가 월 6500만 명을 넘었다. 이는 월트 디즈니의 만화책 자회사인 마블 코믹스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이곳 못지않은 다양한 콘텐츠가 웹 방식으로 전달되면서 성장세가 대단하다. K드라마, K팝, K영화에 이은 K시리즈의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가 재차 기승을 부리자 한국 전체가 다시 우울해졌다. 코로나는 분명 우리 삶을 불편하게 한다. 하지만 한국 입장에서만 보면, 완전히 못된 짓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 의도치 않은 선물도 주고 있다. 한국은 먹고사는 문제가 막막해지고 있었다. 1970년대부터 자리 잡은 중공업 중심 제조업이 쇠락하면서다. 한국을 지탱해주던 산업이 어려워지면서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코로나가 의외의 기회를 준다. 한국이 기존 산업을 새로운 산업으로 바꿀 절호의 기회가 다가오는 것이다. 이 기회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비록 코로나로 일상이 혼란스럽지만 이것을 극복하고 코로나가 준 선물을 도약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마스크 열심히 쓰고 손 소독하고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는 자제하는 등 코로나 극복 노력을 하면서 코로나가 준 선물에 감사하는 마음도 필요하다.

광운대 경영학부 교수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올해 1만 가구 남았는데…전매제한에 분양 연기 속출
  2. 2부산에 ‘미스터트롯’ 뜬다…롯데백화점 발빠른 굿즈 마케팅
  3. 3인도 이어 차도까지 점령…대형마트 무개념 공사
  4. 4국무조정실이 이례적 직접 감사…부진경자청에 무슨 일?
  5. 5르노 ‘트리플 역주행(생산·내수·수출 모두 감소)’…車산업 부산만 홀로 침체
  6. 6도시철도 양산선 사송·북정역에 환승센터
  7. 7위기의 김종인 리더십…PK중진발 야당 조기 전대론 부상
  8. 8BIFF 국내 출품작 감독·배우, 오프라인으로 만난다
  9. 9남해군, 빈집 리모델링해 공유숙박 사업 나선다
  10. 10오늘의 운세- 2020년 10월 20일(음 9월 4일)
  1. 1김종인 ‘부산 발언’ 놓고 시장 후보 갑론을박
  2. 2여당은 윤석열, 야당은 추미애 때리기
  3. 3위기의 김종인 리더십…PK중진발 야당 조기 전대론 부상
  4. 4신공항 발표 앞두고…정세균 “외면않겠다” 김종인 “잘 모른다”
  5. 5‘재판족쇄’ 풀린 이재명…지지율 5%P차 이낙연 맹추격
  6. 6균형발전…초광역 지방정부가 이끈다 <3> ‘특별연합’이란
  7. 7김종인 "부산시장감 없다" 재차 직격탄…야당 보선 공천구도 안갯속
  8. 8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폭로 후폭풍…여당 “공수처 출범을” 야당 “특검 도입하자”
  9. 9야당, 공무원 피살 ‘독자 국감’…유족 “정부 명예살인 멈춰야”
  10. 10공청회 땐 특별지자체 입법 지연…대통령령 발령하면 즉시 설치 가능
  1. 1HMM, 부산~LA에 컨선 2척 투입
  2. 2부산항 컨테이너 수용공간 한계…대책 마련 시급
  3. 3세계수산대학 설립의제 FAO(유엔 식량농업기구) 통과 온힘
  4. 4원양어선에 24시간 불법어업 감시시스템 설치
  5. 5금융·증시 동향
  6. 6주가지수- 2020년 10월 19일
  7. 7선박도 무인시대…삼성중공업 ‘원격·자율운항’ 시연 성공
  8. 8GS건설, 압도적 지지로 문현1구역 수주…70층 초고층 랜드마크 선다
  9. 9울산 1위, 부산 2위, 경남 3위…참담한 청년(15~29세) 실업률
  10. 10빅히트 의무보유 물량 풀린다…4000억 매수 개미 ‘근심’
  1. 1도시철도 양산선 사송·북정역에 환승센터
  2. 2남해군, 빈집 리모델링해 공유숙박 사업 나선다
  3. 3시민 62% “N번방 사건 계기로 디지털 성범죄 인지하게 됐다”
  4. 4추미애, 라임·윤석열 가족 사건 수사지휘권 발동
  5. 5품격 높이고 차이 줄이자 <2-2> 지역별 틈새 메우기- 문턱까지 다가온 ‘뉴 노멀’
  6. 6해외 이주민 32% “일상서 무시·차별”
  7. 7경남 농가 돼지열병 차단방역 총력
  8. 8종합 점수 2위 강서구도 교육은 낙제점
  9. 9오늘의 날씨- 2020년 10월 20일
  10. 10오륙도 트램 연계 공원 조성 추진
  1. 1“탬파베이 나와” LA 다저스 극적 월드시리즈 진출
  2. 2코크랙, 233번째 도전 끝 PGA 첫 정상
  3. 3‘기록제조기’ 손흥민, 홈구장 최단 45초 만에 벼락골
  4. 4김연경, 21일 11년 만에 V리그 복귀전
  5. 5손흥민, 전반 ‘1골 1도움’…토트넘 아쉬운 무승부 3-3
  6. 6롯데 스트레일리, 200이닝-200K 눈앞
  7. 7KLPGA 시즌 마지막 메이저퀸은 김효주
  8. 8부산, 마지막 홈 경기 무승부…주말 인천서 잔류 웃을까
  9. 9최지만, 한국인 타자 최초 월드시리즈 밟는다
  10. 10토종 김민욱 깜짝 활약…부산 kt, 연패 탈출
균형발전…초광역 지방정부가 이끈다
‘특별연합’이란
균형발전…초광역 지방정부가 이끈다
김경수 경남지사 인터뷰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일몰제가 준 생명 같은 교훈
2020년 지금 우리에겐 취사선택권이 없다
기고 [전체보기]
일조권 분쟁 예방 위한 시뮬레이션 도입을 /박진수
젊은이여 ‘내 인생을 바꿀 책’ 만나라 /전호환
기자수첩 [전체보기]
울산 주상복합 화재가 남긴 교훈 /방종근
사람(人)이 보이면 일단 멈춤 /김미희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닫힌 사회와 그 친구들
삼각 교수대와 황금 요강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융합 우리를 아름답게 하리라
농악 ‘함께’와 ‘신명’의 미학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지역균형 뉴딜’에 대한 우려 /이석주
세검정 지하철과 동남권 관문공항 /정옥재
도청도설 [전체보기]
옥중 폭로
전세 난민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이주의 시대와 문학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맛있는 밥을 위한 쌀 선택 기준
며느리는 돌아오지 않는다
사설 [전체보기]
전국 1~3위 부울경 청년실업률, 지역 미래 안 보인다
NLL 넘은 어선…해경 손놓고 군은 늑장대응 했다니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경제·복지의 지속가능성과 정치의 역할
정치권으로 확산되는 기본소득 포퓰리즘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남중국해 갈등과 우리의 대응
기후위기 그리고 그린 뉴딜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왕을 감동시킨 소박한 감사
인내와 고통으로 탄생한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젊은 세대에게 찬사를 보낸다
코로나 아이러니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올해도 말잔치로 끝나나
나훈아와 추석 민심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브람스를 좋아 하세요?
명반과 곡명에 대한 편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구분과 화합, 와인과 사회
와인으로 느끼는 자부심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
이인상의 소나무 그림
  • entech2020
  • 맘편한 부산
  • 제9회 국제신문 골프대회
  • 국제 어린이 경제 아카데미
  • 유콘서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