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명반과 곡명에 대한 편견

  • 조영석 필하모니 대표
  •  |   입력 : 2020-09-08 19:08:25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명반에 대한 편협한 집착과 잘못 전해진 곡명이 음악이 지닌 본래의 순진무구한 감성의 세계를 흩트려 놓는 일이 허다하다. 얼마전 클래식 음악하곤 거리가 좀 있는 어느 지인이 텔레비전 선전에 나오는 피아노곡인데 너무 좋았다고 무슨 곡인지 물었다. 필자가 알아보니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7번 중 3악장 이었다.

뮌헨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베토벤 3번 교향곡 ‘에로이카’ 실황 앨범.
그 지인은 이 피아노곡만 나오면 TV 선전이 생각날 것 아닌가 !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7번은 ‘Tempest’(폭풍)라는 부제가 붙은 곡이지만, 베토벤이 직접 곡명을 붙이진 않았다. 제자인 쉰들러가 이 곡을 이해하기 위해 베토벤에게 도움을 청하자 베토벤이 셰익스피어의 ‘Tempest’를 읽어보라고 한 데서 유래했다. 그래도 이 곡은 베토벤이 제목에 대한 암시라도 했지만, 얼마 전 이 칼럼에서 언급한 베토벤의 ‘월광’은 본래 작곡 의도와는 전혀 다른 넬시타프란 시인의 감성에 따라 부제가 붙여진 것이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도 그렇다. 이 제목으로 베토벤이 직접 붙인 것이 아니라, 이 곡이 마치 봄날같이 포근하고 희망과 행복에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한 출판인이 ‘봄’이라고 붙였다. 그 후 이 곡은 베토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스프링 소나타’로 알려지게 됐다.

이러한 예는 무수히 많다. 어떤 제목은 곡의 이미지와 어울리지만, 작곡가의 의도와 전혀 다른 엉뚱한 제목이 붙은 것도 있다. 한 예로 드보르작의 교향곡 8번에는 ‘영국’이라는 부제가 붙었는데, 이 곡은 보헤미아 정서가 가득 담겨 (아름다운 슬라브 무곡 같은) ‘체코’라고 해야 다분히 어울린다. 그러나 이 곡이 영국의 노벨로출판사에서 출판됐기에 ‘영국 교향곡’이란 부제가 붙게 됐다. 물론 곡명이 내용을 암시하는 것도 많다. 그러나 음악은 듣는 이의 감성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제목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명반도 마찬가지다. 음악을 좀 듣는다는 사람 중에는 “이 음반은 국내에서 좀처럼 구하기 어렵다” “희귀 음반이다” “누구의 연주가 명반 중 명반이다”는 식으로 명반 개념에 사로잡혀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과연 불후의 명반이 따로 있을까.

아무리 훌륭한 평론가나 음악 지식이 많은 분이 추천한, 이른바 명반도 듣는 사람의 감성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명반이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들어 좋으면 그것이 명연주고 명반이다. 무심코 흐르는 선율에서 지난날의 아름다웠던 추억에 젖어 들기도 하고, 영화 속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보기도 한다.

음악은 결코 이론이나 지식의 대상이 아니다. 자기 감성의 세계만큼 가슴에 와 닿기 때문이다. 오늘은 베토벤이 제목을 ‘보나파르트’(나폴레옹)라고 썼다가 지워버린 교향곡 3번 ‘에로이카’의 2악장에 심취해 볼까 한다. 세르지우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실황 음반으로….

필하모니 대표·음악 칼럼니스트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5. 5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6. 6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7. 7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8. 8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10. 10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9. 9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0. 10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9. 9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10. 10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3. 3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7. 7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8. 8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부산청년 취업 등 여전히 팍팍하네 “맞춤형 정보 절실”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