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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 부산노인전문병원은 민간 요양병원이 많지 않았던 2001년부터 건립이 추진돼 2005년 제1병원이 개원했다. 이후 2병원이 2007년, 3병원 2012년, 4병원이 2014년 잇따라 문을 열었다. 1~4병원 4곳의 건축과 리모델링, 장비구입 등 인프라 구축에만 330억 원이 넘게 들어갔지만 불투명한 운영 및 준비 실태가 드러난 건 설립 추진 19년 만인 지난해였다.
지난해 부산시는 4곳을 대대적으로 감사한 뒤 민간 의료재단에 위탁한 3곳을 수사 의뢰했다. 4병원의 경우 지난해 8월까지 위탁 운영한 재단 이사장의 횡령·배임 혐의를 부산지검 서부지청이 불기소 처분해 시가 부산고검에 항고한 상태다. 1병원은 부산경찰청이 전 재단 이사장과 경리총괄 직원을 횡령 혐의가 있다고 보고 검찰에 송치했다. 3병원은 경찰 수사 중이다.
사법기관의 판단과는 별개로 노인전문병원의 회계에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많다. 1, 4병원을 위탁 운영한 재단은 다르지만 횡령 혐의를 받는 경위는 유사하다. 두 재단 모두 병원 이익금을 재단 소유 계좌에 ‘단기대여금’이라는 명목으로 이체했다. 4병원 위탁 재단은 모두 16억 원을 이체한 뒤 4억8200만 원만 갚고 11억1800만 원은 ‘투자금 회수’라며 상환하지 않았다. 검찰의 판단대로 이 행위가 법이 규정한 횡령은 아닐지 몰라도, 짧은 기간 돈을 빌린 뒤 갚겠다는 의미의 단기대여금 또한 아니다. 재단이 4병원 건립 당시 투자금 회수를 약속했던 시 고위 공직자의 말을 믿었다면 회계상 정당한 명목으로 처리해야 했다. 1병원 위탁 재단은 8년에 걸쳐 105억5000만 원을 단기대여금 명목으로 재단 계좌로 이체했다. 비록 이자까지 상환했지만 경찰은 횡령 고의가 있었다고 보고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1병원 경리총괄 직원은 무려 8700만 원의 병원 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변제했다.
기사에는 다 쓰지 못했지만 시가 위탁 조건으로 내건 부지와 투자금 규모보다 실제가 적은 경우도 있었다. 재단 이사진의 급여 상승률이 평직원보다 몇 배나 높기도 했다. 매년 노인전문병원의 회계 등 운영 전반을 보고받고 점검하는 시가 이런 사실을 정말 몰랐을까. 시는 재단 3곳을 수사의뢰했지만 정작 내부 직원을 상대로 감사나 징계는 하지 않았다. 시는 내부의 부실한 감시 체제부터 되돌아보고 시간이 지나도 훼손되지 않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사회1부 link@koo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