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누구나 납세의 의무를 진다. 개인의 자유의지에 기초해 성립하는 민사법상 법률관계와 달리 조세법상 법률관계는 개인 의사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성립하는 측면이 있다. A 씨가 자신의 자유의지에 따라 편의점에서 5000원을 지불하고 담배 한 갑을 샀다고 가정해보자. 담뱃값에는 이미 A 씨 의사와는 무관하게 담배소비세·지방교육세·개별소비세·부가가치세가 일방적으로 포함돼 있다.
이렇게 우리는 돈을 벌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세금을 낸다. 간혹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데 내거나, 덜 내거나, 더 내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세법에서 정한 신고기한 내에 정당하게 신고해야 할 금액보다 적게 신고했거나, 정당하게 신고해야 할 결손금액 또는 환급세액을 초과해 신고했다면, 세무서에서 결정 또는 경정하여 통지하기 전까지 ‘수정신고(국세기본법 제45조)’를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소득세 신고를 하면서 신고해야 할 금액을 빠뜨리고 신고했을 때 수정신고를 하면 되는 것이다. 수정신고 제도는 납세자에게 스스로 자신의 신고내용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가산세 부담을 줄여 주는 효과가 있다.
반면, 법정 신고기한 내에 신고를 한 사람이 납부해야 할 금액보다 많은 세금을 납부했거나 결손금액 또는 환급 세액을 적게 신고했을 때(초과 납부한 세금을 돌려 받아야 할 때)는 ‘경정청구(국세기본법 제45조의 2)’가 가능하다. 급여 근로자가 연말정산을 하다 보면 공제 항목을 놓치거나 미처 자료를 준비하지 못해 공제를 받지 못해 세금을 더 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 때 경정청구 제도를 이용하면 된다.
경정청구는 ‘통상적 경정청구’와 ‘후발적 경정청구’로 나뉜다. 통상적 경정청구는 경정청구 사유가 발생했을 때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5년 이내에 할 수 있다. 반면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후 5년의 기간이 도과하더라도 예외적으로 경정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후발적 경정청구’라고 한다. ‘후발적 경정청구’라고 무제한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경정청구 사유가 발생한 것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경정청구를 해야 한다.
후발적 경정청구를 할 수 있는 사유 중 ‘최초의 신고·결정 또는 경정에서 과세표준 및 세액의 계산 근거가 된 거래 또는 행위가 소송에 대한 판결에 따라 다른 것으로 확정되었을 때’가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A 씨는 10년 전 토지를 B 씨에게 매도하면서 양도소득세를 납부했다. 최근 A 씨는 해당 토지를 B 씨에게 매도한 것이 아니라 명의신탁하였다는 이유로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 때 A 씨는 법원에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도 최종 패소했다면 A 씨는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은 법원에서 명의신탁을 인정한 것이다. 따라서 10년 전 있었던 ‘양도’라는 거래행위는 존재하지 않는 게 된다. 또한 10년 전 양도소득세 신고를 했는데 판결에 의해 다른 것(명의신탁)으로 인정된 것인 만큼 ‘후발적 경정청구’사유가 될 수 있다. 이제 A 씨는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패소 확정판결을 받고 이를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10년 전 납부한 양도소득세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하면 된다. 국세를 체납한 게 없다면 A 씨는 양도소득세뿐 아니라 국세환급금에 대한 이자까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세금 신고나 부과가 잘못되는 사례도 있으므로 내가 납부한 세금에 경정사유가 없는지 한번 쯤 따져볼만하다.
변호사 법률사무소 이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