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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완월동 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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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완월동(玩月洞)’은 한때 아시아 최대 규모의 성매매집결지라는 달갑지 않은 ‘명성’을 날렸다. 생성 시기는 일제강점기 시절까지 거슬러올라갈 정도로 파란만장한 역사를 지녔다.

향토문화사는 완월동의 출발을 1912년으로 잡고 있다. 1900년대 일본인 거류지 관외 지역에 있던 좌수토원 유곽(중구 부평동 족발골목)이 시가지로 편입된 뒤 풍기문란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유곽은 1910년까지 녹정(綠町·현 서구 충무동 3가)으로 이전했다. 1911년 12월에는 일본 거류지 관내 유사 업종인 요리점의 이전 문제까지 해결돼 1912년 1월 처음 ‘녹정 유곽’으로 불렸다.

1916년 3월 일제가 공식적으로 매춘을 관리하면서 이 땅에 공창이 시작됐다. 부산 완월동도 공창지대로 지정됐던 게다. 1947년 공창제도가 폐지되고, 이듬해 녹정이라는 이름 대신 완월동이라는 명칭을 얻게 됐다. 6·25 전쟁 시기 미군도 완월동을 자주 들락거린 모양인데, 녹정의 영어식 표현인 ‘그린 스트리트(Green Street)’라는 별칭이 생겼다.

완월동 초기 손님 대부분은 일본인이었고, 조선인도 4%가량 됐다. 해방 후 외화 획득의 주요 창구가 되면서 단속도 느슨해져 성황을 이뤘다. 이런저런 이유로 전국에서 완월동을 찾은 우리나라 사람도 많았다.

정경숙 완월동기록연구소 소장이 ‘완월동 여자들’(산지니)을 최근 펴냈다. 한반도 첫 공창이자 마지막 성매매집결지가 폐쇄 절차에 들어가기까지 활동가들의 투쟁 과정 등이 담겼다. 성매매 여성을 성 산업과 폭력으로부터 구조해 살리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삶을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함께한 행동에 시선이 간다.

정 소장은 이곳 여성들을 ‘언니들’이라고 했다. 1910년대 완월동 매춘업 종사자는 250명 안팎. 전성기인 1970년대엔 성매매하는 여관이 124곳에 달했고, 등록된 성매매 여성은 1250명으로 집계됐다. 미등록 ‘언니들’까지 합치면 2000여 명으로 추정된다. 2000년대 초 기준으로 업주는 월 평균 1600여만 원, 종사자는 200만 원 정도 수입을 올렸다.

완월동은 동쪽으로 자갈치와 남포동이 있고 우리나라 개항 출발지인 남항까지 인접한 부산 대표 지역에 자리 잡았다. 하지만 완월동은 ‘도시 속의 섬’이었다. 어쩔수없이 고달픈 삶을 산 그들도 누군가의 딸이었고, 누이였다. 꼭꼭 숨은 사연을 안고 살아간 ‘완월동 언니들’은 가슴 아린 역사의 한 부분인 셈이다.

강춘진 논설위원 choonj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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