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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건 칼럼] 당정의 균형발전 엇박자

공공기관 추가 이전 관련 총리 대정부질문 답변서 “이 정부 내 될지 두고 봐야”

여당 입장과는 다른 기조, 靑 소극적 태도 근본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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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가 역시나로 흘러가는 형국이다. 정부여당이 추진해 온 국가균형발전 이야기다. 구체적으로는 행정수도 이전과 공공기관 2차 이전 관련 논의다. 최근 몇 달 새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있지만, 공허한 메아리 같은 느낌이다. 당만 북 치고 장구치며 외칠 뿐 정부의 입장은 미적지근하다. 아니, 미적지근하다 못해 당과는 다른 목소리까지 나온다. 민주당이 균형발전을 다시 공론화한 배경을 두고 국면전환용이란 의심이 없진 않았다. 그러나 제대로 추진만 된다면, 배경이야 어떻든 별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당정 간 엇박자가 점차 뚜렷해 진다는 점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7월 국회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언급한 행정수도 이전 제안은 폭발력이 컸다. 노무현 정부 때 한 차례 홍역을 겪었던 사안이었던 만큼, 김 원내대표 개인적 소신 이상의 당내 논의가 있었을 터이다. 잇단 부동산 정책 실패로 궁지에 몰린 정국 돌파를 위한 것이라는 의혹의 눈초리도 적지 않았지만, 그는 “공론화된 이상 끝장을 보겠다”고 했다. 진정성을 믿어달라는 호소이기도 했다. 그와 동시에 민주당은 ‘국가균형발전·행정수도 완성 TF’를 구성했다. “정치를 그렇게 얄팍하게 하지 않는다”는 그의 말처럼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곧바로 실천에 옮겼다.

이낙연 새 대표도 힘을 보탰다. 그는 지난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균형발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고, 가장 상징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으로 행정수도 이전이 제안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판 뉴딜의 필수적 개념으로 균형발전 뉴딜을 제안한 바 있다”며 “2단계 공공기관 이전과 혁신도시 추가지정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더 구체적인 청사진까지 밝혔다. “균형발전을 위한 정치적 합의 내지는 입법까지도 이번 회기 내에 서두를까 한다”고 다시금 강조한 것이다. 요컨대 이 정부 임기 내에 두 사안을 매듭짓겠다는 뜻을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적극 표명한 셈이다.

이날 청와대 간담회에서는 특히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한 당·정·청 운명공동체가 강조됐다고 한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금 당정 간 여러 관계는 환상적이라고 할 만큼 좋다”며 국난 극복을 위해 당이 여러 가지 현안 해결에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현 정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새 대표를 맞이한 마당이니 당정 간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지금의 당정 관계가 정말 ‘환상적’이고 협조가 잘 이뤄지는지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특히 균형발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더욱 그렇다. 이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최근 발언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정 총리는 지난 16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당과는 사뭇 다른 입장을 밝혔다. 2차 공공기관 이전 가능성에 대해 “두고 봐야 한다. 이 정부 내 될지, 말지 확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당정 간 논의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아직 없다”고 답변했다. 공공기관 1차 이전 성과에 대한 확신이 서야 2차 이전 실행이 가능하다는 게 정 총리의 입장이다. 민감한 사안을 두고 국회에서 정부가 명확한 답변을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걸 모르진 않는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당정 간 논의가 아직 없다는 부분은 납득하기 어렵다. 당정 간 논의 한 번 없이 당만 국민 앞에 쇼를 벌인 꼴 아닌가. ‘환상적’이라는 당정 관계는커녕 이런 엇박자도 없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국가균형발전·행정수도 완성 TF’는 전국에서 순회토론회를 이어가고 있다. 균형발전을 위한 당의 진정성을 알리고 여론몰이를 하려는 목적이다. 지난 16일 부산에서 열린 순회토론회에서는 국회 균형발전특위 구성이 시급하다며 국민의힘에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정작 설득하고 보조를 맞춰야 할 정부와 협의는 도외시한 채 외곽만 겉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여야가 국회 균형발전특위를 조속히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요란한 당과는 달리 꿈쩍도 않는 정부를 그대로 두고 야당에 협조를 요청한들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사실 당정 간 엇박자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청와대가 여전히 소극적인 입장이어서다. 청와대는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국회의 논의를 지켜보겠다는 원론적 태도를 보인다. 2차 공공기관 이전 또한 문제점 등에 대한 추가 검토를 주문했다. 청와대가 명확한 시그널을 주지 않는데 정부가 나설 리는 만무하다. 결국 이는 당정 간 엇박자라기 보다는 당청 간 엇박자인 셈이다. 그렇지 않다면 청와대가 당의 적극적인 행보에 힘을 실어줘야 옳다. 결국 문 대통령의 결단에 달렸다. 지금 같은 어정쩡한 태도로는 ‘국면전환용’이라는 의심을 벗어나기 어렵다.

논설실장 jj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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