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부터 시행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말 그대로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적격자를 선발하는 시험이다.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을 중심으로 졸업생과 검정고시생 등이 대학으로 가는 길의 첫 관문인 셈이다. 대학 선택에 따라 인생의 향배가 갈리는 우리나라 특성 탓에 수능은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된 지 오래다.
그동안 각 대학의 입시 전형 등을 고려해 매년 11월 중에 시험 일정이 잡혔지만, 올해는 12월 3일로 연기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시험 연기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정작 수험생들에게 엄청난 변수로 작용할 모양이다.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전 국민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학생들의 등교수업도 차질을 빚고 있는 터라 올 수능은 뒷말을 무성하게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올 수능이 사상 최초로 12월에 치러지는 데 이어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지원자 수가 이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50만 명대 아래로 떨어져 이래저래 화제가 되고 있다. 역대 ‘최저’ 지원자 수 못지 않게 졸업생과 검정고시생의 응시생 비율은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전염병 창궐 이후 등교수업마저 한때 중단되는 등 학습 결손을 감수하고 있는 재학생보다 졸업생이 이번 수능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교육현장의 반응과 함께 이들의 응시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없지는 않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그제 발표한 올해 2021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접수 결과를 보면 지원자는 49만3433명으로, 전년도(54만8734명)보다 10.1%(5만5301명) 감소했다. 수능 지원자는 2019학년도(59만4924명)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다. 여기서 재학생 지원자는 34만6673명으로 12.0%(4만7351명) 줄어든 반면 재수생 등 졸업생은 13만3069명으로 6.5%(9202명) 감소하는 데 그쳤다. 전체 지원자 중 졸업생 비율은 지난해(25.9%)보다 1.1%포인트 상승한 27.0%였다. 이 같은 졸업생 비율은 2004학년도(27.3%) 이후 최고다. 부산의 경우 졸업 예정자 응시생은 2만105명으로 지난해보다 3085명(13.3%) 줄었고, 졸업생은 6562명으로 380명(5.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몇 해 전부터 졸업생과 검정고시생들의 수능 응시 비율은 꾸준한 증가 추세다. 학령 인구 감소 등으로 이 같은 수능 응시생 비율 흐름은 급격하게 진행될 게 분명하다. 대학입시까지 영향을 미치는 인구 감소에 따른 시대 변화상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그런데 달갑지 않다.
강춘진 논설위원 choonj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