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측에 총살당한 사건이 갈수록 의문 투성이다. 앞서 지난 24일 우리 군과 정보당국이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A씨가 월북을 시도하다 북측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고 밝혔다. 이 공무원은 숨진 뒤 불태워졌다는 공식 발표까지 나와 전 세계적으로 충격을 안겼다. 그다음 날 북한이 우리나라 민간인을 사살한 것에 대해 사과했지만, 오히려 사건의 진상이 혼돈 속으로 빠졌다.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1일 어업지도선에서 업무를 수행하던 중 월북을 목적으로 해상에서 표류하다 원거리에서 총격을 받고 숨졌고, 북한 당국은 시신을 수습해 불태운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이 때문에 여야 정치권은 물론 대통령까지 나서서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고 국민적 공분도 컸다. 그런데 지난 25일 청와대가 A씨 사건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공식 사과가 담긴 북한 통일전선부의 통지문을 전격 공개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이번 일은 우발적으로 일어났다는 통지문 내용은 국방부가 밝힌 충격적인 사건 전말과 엄청난 차이를 드러냈다. 북한은 통지문을 통해 A씨 총격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국가비상방역 규정을 앞세워 잘못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침입자가 타고 있던 부유물’만 태웠다고 주장하면서 시신을 불태웠다는 우리 군의 발표를 부인했다. A씨가 월북을 시도했다는 군 당국의 애초 발표에 어긋나는 내용도 담겼다. 게다가 A씨가 실종된 이후 북한 수역에서 표류하는 동안 청와대와 군 당국의 미흡한 대처와 행적을 놓고 국민적 의구심마저 일고 있다.
이례적으로 북한의 발 빠른 사과가 알려지자 여권이 하루아침에 태도를 바꿔 오랜 기간 경색된 남북 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발언을 쏟아낸 것도 마뜩잖다. 일부 여당 인사는 전날 북한의 만행을 만방에 알리는 국회 결의안까지 채택하자고 할 정도로 사건의 파장이 예사롭지 않았던 탓이다. 국제적으로 지탄받고 있는 반인도적 행위에 대한 북한의 사과와 우리 국민이 왜 총살당하고 어떻게 처리됐는지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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