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이 있다. ‘부산에서 운전을 마스터하면 전국에서 베스트 드라이버가 된다.’ 도로 사정이 열악해 운전하기 힘들고, 운전자들의 운전 행태가 나쁜 부산의 교통상황을 빗댄 표현이다. 이는 통계로도 입증된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교통문화지수 평가에서 부산은 운전행태와 정지선 준수율, 이륜차 안전모 착용률 모두 17개 시·도 중 꼴찌를 차지했다.
이달부터 국제신문은 차보다 사람이 먼저인 교통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부산경찰청과 교통안전문화 기획시리즈 ‘人+stop(인스탑)’을 연재 중이다. ‘인스탑’은 ‘운전자는 도로 위에서 사람(人)이 보이면 일단 멈춘다’는 뜻을 담았다.
부산지역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7년 173명, 2018년 139명, 지난해 127명, 올해 66명(7월 기준)으로 줄어드는 추세지만 이 기간 보행 사망자는 262명(51.9%)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절반이 넘는다. 일명 ‘윤창호법’(개정 특가법·도로교통법) 시행으로 주춤했던 음주운전 교통사고도 올해 다시 늘어나고 있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올해 1~8월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했다. 불과 2년 전 부산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목숨을 잃은 고 윤창호 씨(당시 22세) 사고를 계기로 고인의 이름을 딴 법을 만들었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부끄러운 현실이다.
최근 부산에선 이 법이 무색할 만큼 음주운전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지난 9일 밤 11시22분께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삼정타워 앞 서면 방면 도로에서 20대 운전자 A 씨가 몰던 차량이 앞서가던 차량을 추돌한 뒤 중앙분리대와 버스 정류소를 들이받고, 맞은편에서 오던 택시를 충격한 뒤에야 멈춰 섰다. 이 사고로 택시 승객 1명이 다쳤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운전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다. 앞서 지난달 27일 새벽에도 부산진구 부전동 인근 포장마차 거리에서 20대 B 씨가 만취상태로 운전하다 행인 2명을 잇달아 들이받은 뒤 달아났다. B 씨는 도주 과정에서 포장마차 외곽 테이블에 앉아 있던 시민 10여 명을 연달아 충격해 다수가 부상을 입었다. B 씨는 결국 구속됐다.
윤창호법의 취지가 퇴색돼선 안 된다. 운전자 스스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인스탑이 첫걸음이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