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의 핵심 키워드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변환 플랫폼기술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지능을 대체하는 기술, 사물인터넷은 언택트 영상전송기술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는 4차 산업시대로 성큼 다가섰다. 아마존, 구글, 카카오, 삼성전자 등 디지털 플랫폼에 일찍 올라탄 기업들의 경영실적은 더 좋아졌다.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언택트 시대는 스펙보다 실력이 좌우할 것으로 본다. BTS의 성공을 보라. BTS의 성공요인 첫 번째는 피나는 연습으로 쌓은 출중한 실력이다. 전 세계 젊은이의 고민을 스토리로 풀어내 공감을 끌어낸 것도 성공요인이다.
지금 대학은 언택트 강의를 하고 있다. 학기 초부터 시행했으니 신입생들은 교수나 친구를 만날 수 없고 동아리 활동, 봉사 활동, 외국교환학생 등 다양한 체험도 못 하니 답답할 것이다. 젊은이여, 이 기회에 여러분만의 스토리가 있는 인생을 준비하라. 사유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쌓아라. 이를 위해서 고전 명전 읽기를 추천한다.
미국의 아이비리그를 포함 명문 대학들은 100권의 고전 읽기가 졸업 필수과목이다. 동문 중 박사와 과학자 배출 비율 미국 1위인 리드대학은 전공보다 인문과 글쓰기를 깊이 다루는 학부 교양중심대학이다. ‘내 인생을 바꾸는 대학’ 40에 포함된 세인트존스 대학은 100권의 고전 토론이 4년 커리큘럼의 전부다.
1976년 출간된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지금 세상을 휘젓고 있는 바이러스를 포함한 생명체의 기원과 ‘우리는 누구인가’를 알게 해 준다. 석학 최재천 교수는 이 책이 자신의 인생관, 가치관, 세계관을 하루아침에 바꾸었다고 말한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고 인간에 대한 시각과 역사관이 바뀌었다. 어렵게 배웠던 사회학, 심리학, 생물학, 경제학, 생화학, 유전학, 자연과학 등 다양한 학문의 기초지식이 재미있고 쉽게 읽힌다.
‘인간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에 대해서도 숙고하라. 책을 통해 앞서 살았던 인간들에 대한 이해는 앞으로 살아갈 사람과 미래사회에 대한 통찰력을 키워줄 것이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플랫폼은 인간의 필요에 의해 생겨난 것이고 공감을 얻으며 확산했다. 플랫폼의 기본은 사람에 대한 이해다. 여기에 신세대의 감각과 기술이 융합되면 세상을 뒤바꿀 새로운 플랫폼이 탄생할 수 있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빅히스토리’와 연관된 책이 줄 것이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이 책들은 생명의 기원, 사피엔스가 지구상 먹이사슬의 정점에 오른 이유, 국가 탄생, 과학혁명, 자본주의와 제국 건설의 과정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서양 문화·예술의 소재 대부분은 2800년 전 호메르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비롯해 그리스·로마신화와 ‘성경’에서 가져왔다. 트로이 전쟁 영웅들의 현란한 입담과 오디세우스의 지혜가 오늘날 우리보다 못하다 할 수 없다. 2400년 전 플라톤이 쓴 ‘국가’에서 소크라테스 등 당시 현자들의 수사술을 직접 책으로 경험해 보라. 플라톤은 지도자의 아레테(Arete, 최고의 덕목)는 지혜, 용기, 절제, 정의라고 했다. 현재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이지 않은가.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과 톨스토이의 ‘참회록’을 읽고 ‘악은 어디서 오는가?’도 고민하라. 인류의 미래를 알고 싶으면 하라리의 ‘호모데우스’를 펼쳐라. 미래 인류는 로봇과 함께 사는 사람과 로봇의 명령대로 사는 사람 두 부류로 진화될 수도 있으니.
고전은 시공간을 넘나든다. 3200여 년 전 트로이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전우와 고향으로 돌아가는 10년간의 험난한 바닷길에서, 온갖 어려움에 맞서면서 오디세우스가 한 말을 상상해 보라. “고난이여, 또 올 테면 오라. 언젠가는 이것도 추억이 될 테니.” 젊은이여, 코로나19가 추억이 될 때 추천할 ‘내 인생을 바꾼 책’을 지금 찾아라. 로봇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은 ‘인간다움과 자아’의 발견이고 그 답은 위대한 고전이 줄 것이다.
부산대 교수·전 부산대총장·동남권발전협의회 상임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