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대외 무역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여서 수출이 국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따라서 수출 관련 기업을 육성하고, 수출 증진에 도움이 되도록 금융을 지원하는 기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이 그 대표적 기관 중 하나다. 그런데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수은의 대출·보증 등 여신 실적이 수도권에 쏠리고, 지역 간 편차가 큰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국가 전체적인 수출 향상을 꾀하기 어려운 데다, 지역균형발전에도 역행하기 때문이다.
이는 국정감사 자료에 그대로 나타났다. 그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201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수은이 국내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한 여신 금액은 총 38조3202억 원으로, 이 중 62%인 23조7646억 원이 수도권의 서울 인천 경기 3개 지역 기업체에 돌아갔다. 비수도권보다 10조 원 가까이 많은 수준이다. 게다가 제조업 침체와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 부산 울산 경남의 동남권은 그 비중이 18.8%(7조1885억 원)로, 수도권에 비해 현저히 낮다.
국내 중소기업이 수도권에 48%, 비수도권에 52%가 각각 분포한 걸 감안하면, 이 같은 여신 편중은 비정상적이고 지방 홀대로도 비춰진다. 심지어 강원도와 제주도는 여신 비중이 각각 0.3%, 0.03%에 불과하다. 수출 기업이 수도권에 많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납득이 안 된다. 지방에서는 수은의 여신 지원제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수도권 기업에 비해 지원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래서는 비수도권의 수출이 활성화하기는 어렵다.
사실 이런 현상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수도권 쏠림의 단적인 사례다. 더구나 올해 들어 코로나19 장기화로 비수도권 산업단지의 입주 기업체가 수도권 산단에 비해 3배 가량 더 큰 충격을 입었다는 분석도 나온 마당이다. 그러니 비수도권의 수출과 산업경제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럴수록 지방의 수출 중소기업체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해야 마땅하다. 편중된 지원은 편중된 결과를 낳기 마련인 만큼, 수은과 관계당국은 지금부터라도 개선책 마련에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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