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에 대한 감사 결과를 어제 공개했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통해 2018년 6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때 ‘경제성’이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이 경제성 평가 용역보고서에 담긴 판매단가가 실제보다 낮게 책정됐음을 알면서도 이를 보정하지 않고 평가에 사용토록 했고, 그 결정 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직원들도 관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감사원은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감사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며 판단을 내놓지는 않았다. 감사원은 “가동중단 결정은 경제성 외에 안전성, 지역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안전성이나 지역수용성 등의 문제는 이번 감사 범위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감사원은 평가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조기 폐쇄의 타당성을 부인하지는 않는 일종의 ‘절충안’을 내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는 일단 이어지게 됐다. 그렇다고 해도 상당한 후폭풍은 불가피해 보인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정당성에는 일단 흠집이 생겼다. 핵심 쟁점인 경제성 평가에 정부 의도대로 조기 폐쇄를 유도하기 위한 ‘작위’가 있었다는 점이 어느 정도 인정된 셈이기 때문이다. 외압 논란도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야권에서는 이번 감사 결과와 관련해 ‘외압’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권 고위층이나 정치권의 입김으로 감사가 흐지부지 마무리됐다는 정치적 공세가 예상된다.
특히 정부의 탈원전 정책 추진 과정에서 갈등과 논란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앞으로 노후원전 14기의 설계 수명이 끝날 때마다 수명을 연장하지 않고 폐쇄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타당성을 놓고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과 같은 논란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감사원도 ‘원전 계속 운전 등과 관련한 경제성 평가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관련 지침을 조속히 마련하는 등 후속조치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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