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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창작 음악극 ‘금어기행’이 뜻깊은 이유 /정두환

  • 정두환 음악평론가
  •  |   입력 : 2020-10-22 19:26:37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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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과 15일 부산 금정문화회관 개관 20주년 기념 창작 음악극 ‘금어기행(金漁記行)’ 공연이 있었다. 코로나19의 충격으로 공연예술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창작품이 무대에 올려진다는 희소식에 조금 일찍 금정문화회관에 도착해 주변을 산책하며 반가움을 음미했다.

이번 공연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었다. 첫째, 신동일 오세일 진소영 백현주 작곡가가 공동 작업을 통해 음악극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서곡을 포함한 4악장으로 구성된 음악극 ‘금어기행’은 서곡과 제1장부터 제4장까지 각 장이 진행될 때마다 음악이 서로 맞물리거나 각 장 속으로 다른 작곡가의 작품이 어울려야 하는 어려운 작업을 무리 없이 담아냈다.

이는 작곡가 4인의 경향에 비춰볼 때 공동 작업을 우선한 이들의 열린 마음 없이는 불가능한 일로, 아주 지혜롭게 작품을 구성했다. 결론적으로, 성공적인 작업이었다. 둘째, 주최 측의 적극적인 지원이다. 이 공연을 위해 금정문화회관은 극장 바닥 전체에 물을 채워 넣는 김지용(부산시립극단 예술감독)의 연출에 동의했다. 이는 전에 없던 새로운 시도이며 적극적인 행정의 결과물이다. 무대에서 다양한 공연이 열리지만, 새로운 시도를 원하는 연출가들에게 생각보다 제약이 많다. 이번엔 극장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으로 관객은 새로운 음악극을 만날 수 있었다.

셋째, 차가운 바닥의 물속에서 성악가와 무용가들이 열정적으로 작품을 만들어갔다. 물속에 발을 담그고 노래하고 춤춰야 하는 공연자들은 바닥의 미끄러움과 차가움까지 감수하며 공연했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까지 고려한다면, 그들의 열정에 무한한 감사와 격려를 보낸다. 넷째, 기초자치단체의 적극성과 도움도 있었다. 금정문화회관은 금정구가 지원하는 곳이다. 적은 예산과 인력으로 지역 문화예술의 한 축을 담당한다. 이는 기초자치단체와 지역민의 관심과 애정이 이와 같은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는 밑바탕이 됐음을 현장에서 느꼈다.

코로나19로 공연예술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가 지속된다. 계획했던 공연들은 연기와 취소를 거듭하고, 많은 예술인은 어쩔 수 없이 전업을 선언하는 상황이다. 어쩌면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 지속될 수도 있다. 지금 우리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먼저 예술가들이 전업하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최소한이라도 연주와 공연을 만들어 가야 한다. 예술은 긴 시간 속에서 형성되었으며 꾸준히 환경을 만들어가야 가능한 시간과 노력의 산물이다. 예컨대 초등학교 오케스트라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방과후 오케스트라가 멈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일 자체가 무척 어려워지게 된다. 오케스트라는 ‘함께하는, 과정의 산물’이다. 관계 기관은 더욱 적극적으로 변화된 자세를 보여줘야 할 시점이 지금이다.

또한 과거에 행하던 소규모의 다양한 음악회를 코로나19 시대에 맞는 창의적인 방식으로 시도해야 한다. 소극장 중심의 하우스 콘서트를 비롯해 다양한 야외 공연 등이 마련되면 예술가의 기량 또한 향상된다. 팔짱만 끼고 있지 말고, 방역을 보장하면서 예술 활동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다 함께 궁리해보자고 제안한다.

이번 창작 음악극에서 보듯, 금정구의 능동적인 행정과 금정문화회관의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예술가들의 상호 협업이 이루어낸 아름다운 공연이 펼쳐지면 관객도 즐겁고, 공연장은 살아 움직이는 공간이 된다. ‘금어기행’ 마지막 대목에서는 모두가 노래한다. “언젠가 다시 인간이, 생명이, 자연이, 세상이 길을 잃고 방황할 때 다시 나타나리라 새롭게 부활하리라.” 금어가 노래하는 희망의 메아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게 울린다.

예술의 세계는 ‘통일성과 다양성’이라는 두 날개로 날아가는 자유로운 세상이다. 통일성의 완고함과 다양성의 자유로움은 사람이 늘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여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게 했다. 새롭게 부활할 예술세계의 희망을 바라보며 이날 무대에서 공연한 예술가와 이를 지원한 모든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좋은 예술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음을 다시금 인식하는 기회가 되었다.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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