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을 끌어온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여부가 여전히 미로 속이다. 김해신공항이 관문공항으로 적합한지에 대한 객관적인 기술 검증을 하기로 결정하고 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출범한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그 결과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 우리 부산시민에게 관문공항은 무엇일까? 왜 이토록 관문공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타지역 시민에게는 해외여행을 편히 가려고 생떼 쓰는 것으로 보이는 걸까?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우리 부산은 지리적으로 한반도의 끝자락이며 해양의 출발점이다.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이 교차하는 곳이고 세계 6위 물동량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항만도 있다. 이런 도시에 관문공항이 생긴다는 것은 새로운 산업을 유치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 부산이 동북아 해양수도로 가는 크나큰 동력이 생긴다는 뜻이며 부울경이 일본 후쿠오카 등 북규슈 지역과 중국의 황해권을 아우르는 아시아 경제 중심지로 성장하는 지름길이 생긴 것과 같다. 공항 하나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없다는 시각도 있지만, 현재 부산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관문공항이 들어서야 하는 이유가 자명해진다.
먼저, 부산항에서 연간 처리되는 총 2200만 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의 화물 가운데 환적화물은 52.9%, 국내화물은 47.1%를 차지한다. 국내화물 중에서도 부산 지역에서 직접 생산되는 화물은 41.9%. 부산항이 수출입 물량이 아니라 환적화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다. 환적화물은 도로나 창고 등 육지의 물류 시설은 사용하지 않고 항만 내에서 배만 바꿔 싣는 화물을 말한다. 도로 혼잡은 유발하지 않으면서 항만사용료와 하역료 같은 수입을 챙길 수 있는 고부가가치 화물이다. 여기에 항공화물까지 연계된다면 훨씬 더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물류 특성에 따라 항공과 선박을 오가며 운송하는 것이 효과가 커서 환적화물 유치에 유리해진다. 하지만 2018년 기준 김해공항의 항공 물류 처리량은 2만여 t으로 우리나라 항공화물의 0.7%에 불과하다. 24시간 운영할 수 없는 공항이라 화물기가 뜨고 내릴 시간대가 없는 데다 소형 여객기 위주의 노선이 주로 운행되고 있어 화물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물류 중심지를 보면 항만과 관문공항이 함께 들어서 있는 곳이 많다.
관문공항과 관련해 두 번째로 들여다볼 분야는 관광산업이다. 현재 부산의 관광산업은 코로나19 여파로 초토화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은 올해 초 대한민국 1호 국제관광도시로 선정된 것이 무색할 정도로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부산은 역사와 문화, 바다는 물론 산과 강까지 갖추고 있다. 천년 고도 경주와도 가깝다. 하지만, 국내를 방문하는 해외 여행객 대부분은 서울을 찾는다. 이는 접근성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인천공항의 국제선 직항 노선이 51개국 188개 도시인 데 비해 김해공항의 직항 노선은 13개국 40개 도시에 불과하다. 김해공항 노선에 아시아, 괌, 사이판 외의 직항 노선이 없는 것도 문제다. 만일 24시간 운영되는 관문공항이 들어선다면 물류와 관광산업의 고민이 단번에 해결된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검증하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현재의 김해신공항이 관문공항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낼 것이라고 필자는 믿고 있다. 그렇다면 신속하게 신공항 대체지를 찾아야 하고, 가장 적합한 장소가 바로 가덕도라고 생각한다. 안전은 물론 24시간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800만 부울경 시·도민이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목놓아 부르짖는 이유는 24시간 운영 가능한 공항을 발판으로 싱가포르, 홍콩 같은 세계적인 항만물류도시·관광도시로 가기 위해서다. 부디, 정부가 현명한 결론을 조속히 내리기를 기대한다.
부산시설공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