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화 예정인 부산역~구포역 경부선 구간 지상 철도부지에 대한 부산시의 재생 밑그림이 그제 발표됐다. 이른바 ‘철도부지 혁신의 회랑 계획’으로, 시 차원의 개발 계획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발표의 대상지는 총 16.5㎞ 구간 중 노선 직선화 계획이 우선 확정된 1단계(부산역~가야역) 4.3㎞ 구간이다. 계획의 핵심은 부산역 조차장, 부산진역 CY 부지, 범천차량기지, 가야차량기지 등 4곳 총 86만㎡ 규모 부지에 4개 혁신지구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시 스스로 ‘또 하나의 부산 백년 대계’로 부를 정도이니 이번 계획은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하겠다. 기본 개발방향도 ▷100년을 준비하는 도시재생 촉진 혁신지구 조성 ▷4차산업 육성을 통한 미래 먹거리 확보와 청년 일자리 창출 ▷삶의 질과 여가 중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건강한 도시 등 3대 목표에 맞춰졌다. 시는 4개 혁신지구에 1000개 기업을 유치해 1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방침이다. 1만 세대의 주거시설과 공공시설(20만㎡), 업무시설(30만㎡)도 별도로 제공키로 했다.
내용만 봐도 115년 간이나 부산의 도심 발전을 가로막아온 철도시설 부지를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시의 원대한 포부가 충분히 읽힌다. 지역사회가 염원해온 사업에 대해 시가 적기에 계획을 내놓은 것 또한 박수받을 만하다. 하지만 철도부지 재생과 관련한 장밋빛 계획만 있을 뿐, 사업 진척이 하세월인 선례도 없지 않으니 우려되는 점 또한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옛 동해남부선 해운대역사 및 정거장 부지에 대해 ‘상업개발 vs 공원화’를 놓고 국가철도공단과 해운대구의 첨예한 갈등이 7년째 계속되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철저한 전략이 절실하다는 이야기다. 부지 소유자인 철도공단과의 협의를 통해 동참을 끌어내는 일이 관건이다. 공단 상급 부처인 국토교통부를 움직이기 위한 지역 정치권의 총력 지원 역시 필수적이다. 부산시장이 누가 되더라도 도시 백년대계인 이 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이를 위한 여야 합의와 공동선언도 필요하다. 갈 길은 멀지만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이다. 지역사회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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