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가을의 노래

  • 조영석 필하모니 대표
  •  |   입력 : 2020-11-03 19:27:02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세계 최고의 바흐 연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타티아나 니콜라에바의 음반.
11월이면 생각나는 신경림의 ‘갈대’란 시 한 편을 인용해 본다.

시칠리아 와인을 마신다. 붉은 와인 잔 속에서 바흐의 시칠리아노를 듣는다. 바흐의 플루트와 하프시코드를 위한 소나타 BWV(바흐 작품번호)1031 중에서 2악장 시칠리아노를 피아노곡으로 편곡한 것이다. 시칠리아노는 시칠리아풍으로란 뜻으로 17, 18세기경 시칠리아섬의 농부들이 추던 춤에서 유래했다. 이후 바로크시대 작곡가들이 음악의 한 형식으로 발전시켰는데 느리고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것이 특징이다.

20세기 러시아의 걸출한 여류 피아니스트, 바흐 스페셜리스트 ‘타티아나 니콜라에바’가 연주하는 바흐의 시칠리아노 G단조는 가을빛 저넘어 흩날리는 갈잎의 노래처럼 처연하면서도 아름답게 들린다. 가을이 깊어간다. 며칠전 내린 비 때문인지 도심은 한 걸음만 벗어나면 발아래 수북이 쌓인 낙엽이 계절의 깊이를 실감케 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가 무색할 만큼 낙엽 쓸기에 바쁘다. 11월 한 달만이라도 그대로 두었으면 좋으련만…. 젊었을 땐 ‘구르몽’의 시 ‘낙엽’을 참 많이 읊곤 했다.

로저 윌리엄스의 피아노 연주도 좋았지만 이브 몽탕이 부른 ‘The Autumn leaves’는 마치 가을의 전령사처럼 느껴졌다. 추억의 프랑스영화 ‘밤의 문’에서 이브 몽탕이 흥얼거리던 그 모습이 눈에 아련하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을이면 낙동강 하구 을숙도의 갈대숲과 시온섬의 노을을 잊을 수 없다. 지금 널리 알려진 순천만의 갈대숲과는 차원이 달랐다. 끝없이 펼쳐진 갈대 사이로 황금빛 노을이 장관을 이루고 저 멀리 흰 돛단배가 반짝이는 물결을 가르며 유유히 흘러가는 정경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웠다.

11월에 어울리는 피아노 3중주 몇곡을 올려본다. 슈베르트의 피아노 3중주 2번 OP100, 드보르작의 피아노 3중주 (둠키),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3중주 (위대한 예술가의 생애를 위하여),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3중주 2번 (엘레지) 등이 늦가을의 느낌을 더해준다.

필하모니 대표·음악에세이스트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박형준표 15분 도시 ‘국힘 시의회’가 제동 걸었다
  2. 2‘697표차’ 부산사하갑 총선 내달 2일 재검표…뒤집힐까
  3. 3산업은행 영업점 총괄실 부산 이전…1월부터 본격 가동
  4. 4인천서 일가족 참변…10대 형제 2명 사망, 40대 부모 뇌사상태
  5. 5"보리밥 좀 더 먹으려 방장 수락…생존 위해 거절 못했다"
  6. 6[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 “겁 없는 가나 초반에 기죽여야…공격수 ‘골 욕심’ 내라”
  7. 7해경, 남천마리나 무단사용 혐의 입주업체 송치
  8. 8전세계 홀린 조규성, 가나 골망 뒤흔들까
  9. 9“가족도 시설도 노인부양 부담 가중…지역사회 돌봄은 시대 과제”
  10. 102개월 여정 끝낸 갈맷길 원정대…전 구간 완보는 25명
  1. 1박형준표 15분 도시 ‘국힘 시의회’가 제동 걸었다
  2. 2‘697표차’ 부산사하갑 총선 내달 2일 재검표…뒤집힐까
  3. 3검찰 수사 압박에 이재명 “언제든 털어보라”
  4. 4관저회동 尹·與, 이상민 파면 일축…野 “협치 포기 비밀만찬”
  5. 5윤 대통령, 28일 사천 우주항공청 포함 '우주경제 로드맵' 발표
  6. 6한 총리 BIE 총회 참석, 부산 엑스포 3차 PT 나선다
  7. 7[뭐라노]부산 사하갑 697표차 재검표 결과는?
  8. 8국조 합의에도 여야 강대강 충돌 계속되나
  9. 9주한미군에 우주군사령부 만든다…'北ICBM 위협'에 서둘러
  10. 10민주화 이후 첫 장성 강등...고 이예람 중사 사건 '부실수사' 책임
  1. 1산업은행 영업점 총괄실 부산 이전…1월부터 본격 가동
  2. 2화물연대-정부 28일 첫 교섭…결렬 땐 업무개시명령
  3. 3중도매인·부산항운노조 이견…공동어시장 경매 3시간 지연
  4. 4수소차 밸브 글로벌 선두주자…선박·기차 분야로 영역 확장
  5. 5현대차 넥소용 밸브 양산…1000만 불 수출탑 등 수상
  6. 6부산항 컨 물량 80% 급감…공사현장 시멘트·레미콘 동났다
  7. 7[단독]부산엑스포 현지실사 내달 확정…'내년 3말·4초' 가능성
  8. 8민주 '11억 문턱' 종부세 개정 추진…정부 '수용 불가'
  9. 9국내기업 인사철, 부산 경남 인맥 속속 CEO로
  10. 10'김장철 부담 줄었다' 11월 들어 김장비용 계속 하락
  1. 1인천서 일가족 참변…10대 형제 2명 사망, 40대 부모 뇌사상태
  2. 2"보리밥 좀 더 먹으려 방장 수락…생존 위해 거절 못했다"
  3. 3해경, 남천마리나 무단사용 혐의 입주업체 송치
  4. 4“가족도 시설도 노인부양 부담 가중…지역사회 돌봄은 시대 과제”
  5. 52개월 여정 끝낸 갈맷길 원정대…전 구간 완보는 25명
  6. 6점심식사 시간 활용해 건강검진…의료버스, 질병예방 파수꾼 역할
  7. 7부산진구·북구 공유주택 구축…맞춤형 집 수리도 진행
  8. 8고리 2호 연장 공청회 파행에도 강행, 한수원 ‘원안법 규정 악용’ 꼼수 의혹
  9. 9오늘의 날씨- 2022년 11월 28일
  10. 10장난감 리폼해 취약아동에 기부…체험교육장 키즈카페처럼 꾸며
  1. 1[월드컵 레전드 정종수의 눈] “겁 없는 가나 초반에 기죽여야…공격수 ‘골 욕심’ 내라”
  2. 2전세계 홀린 조규성, 가나 골망 뒤흔들까
  3. 3황희찬 못 뛰고 김민재도 불안…가나전 부상 악재
  4. 4완장의 무게를 견딘 에이스들
  5. 5아시아의 약진…5개국 16강 가능성
  6. 6경기장 춥게 느껴질 정도로 쾌적, 붉은악마 열정에 외국 팬도 박수
  7. 7카타르 월드컵 주요 경기- 11월 28·29일
  8. 8레반도프스키 월드컵 본선 첫 골…폴란드, 사우디에 2-0승
  9. 9‘메시 결승골’ 아르헨티나, 멕시코 2-0 완파
  10. 10일본, 코스타리카에 1-0 패배…16강 불투명
우리은행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불신 큰 지방의회 권한 확대? 다수당 견제책 등 선결돼야
주민이 직접 설계하는 지방자치단체 구성
단체장 권한 집중 획일적 구조…행정전문관 등 대안 고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55보급창은 반드시 공원이 되어야 한다
이영희와 우영우, 그리고 우리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표류하는 가덕신공항
기고 [전체보기]
부산소극장연극페스티벌, 새로운 10년
이태원 참사 사전위험신호, 누가 간과했나
기명칼럼 [전체보기]
앞으로 남은 4년 6개월
낙동강 오리알
기자수첩 [전체보기]
경찰 억울? 희생자 입장서 보라
화포천습지를 동식물 복원 중심지로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안전하게 내려오는 방법
민주당, 가망 있을까?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죽어도 자이언츠’를 보면서
출산율 0.73 부산에 수의대를 허하라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선인장 가시와 ‘나의 불안전 불감증’
민심, 그 숨은그림찾기의 비밀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토착화한 망자를 위한 노래
부산대첩과 군악 대취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차라리 정권과 금융계 수장 임기 맞춰라
중요할 땐 사라지는 교육계 소통
도청도설 [전체보기]
축구공의 공정
밀크플레이션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그까짓 거, 못 먹을 수도 있는 거죠
벼의 건조와 밥맛
사설 [전체보기]
화물연대 파업 후 첫 노·정 대화…정상화 해법 찾아라
윤 대통령 여당과 관저 만찬, 야당에도 손 내밀길
세상읽기 [전체보기]
안전띠가 귀찮은 당신에게
노포의 가치
아침숲길 [전체보기]
열심히 일한 당신, 쉼이 필요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의사 인력 확충의 올바른 방법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험난한 선진외교의 길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노아 방주의 실천적 교훈
에너지 가치사슬의 완성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위태로운 중국의 미래
한국, 세계의 중심국이 되다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부산을 그리다
중세 기후일탈과 대응을 현재에서 보다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정치인의 언어
우리는 농업을 지킬 수 있을까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단석산 신선사의 목탁소리
대한민국의 미래, 부울경 메가시티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정치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난국 탈출, 대통령의 공감과 감응부터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한잔할래요?
와인은 외로워
특별기고 [전체보기]
내 고향은 부산입니더!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절대음감
베토벤의 머리카락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석촌 윤용구의 ‘노근란’
신명연의 ‘양귀비꽃’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경영 시대, 민간과 공공 구분이 없다
메타버스 ‘오시리아 플랫폼’
  • 신춘문예공모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