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명령 후폭풍이 거세다. 부산지검 동부지청과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전국 검찰청 수석급 등 평검사들은 내부 통신망에 올린 성명에서 법무부의 조치가 위법·부당하다며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평검사 뿐만 아니라 서울고검장 등 고검장 6명, 대검 중간간부 27명, 지·고검 검사장 17명도 여기에 가세했다. 전국적으로 검란 움직임이 가시화한 것이다. 윤 총장 또한 직무정지 효력 집행정지 신청에 이어 직무 집행정지 명령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 파문이 검찰 내부에까지 번지면서 이번 사태가 어디로 튈지 짐작조차 하기 힘든 양상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여당은 윤 총장 때리기에만 골몰하고 있다. 그런데 당초 국회 국정조사 필요성까지 거론하던 더불어민주당이 이젠 법무부 검사징계위 논의가 우선이라며 한발을 빼는 모양새다.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하기 위해 국조나 특별수사로 진상을 규명하자고 말한 것”이라며 “징계위 절차 이후 어떤 절차를 밟을지는 그때 논의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궁색하다. 여당의 국정조사 거론 이후 국민의힘이 추 장관까지 포함한 포괄적 국조를 하자고 맞서자 반격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법무부 조치가 정당하고 윤 총장 비위 혐의 입증에 자신이 있다면 물러설 게 아니라 포괄적이든 뭐든 국조를 못할 이유가 없다.
추 장관이 밝힌 윤 총장의 비위 사실 중 가장 핵심 쟁점은 검찰의 판사 불법사찰 의혹이다. 여권 주요 인사들이 관련된 사건의 재판 담당 판사 성향 등 정보를 검찰 관련부서가 수집해 활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대검수사정보2담당관이었던 보고서 작성자는 “정상적 업무 수행이었다”고 이를 전면 부인했다. 사찰이 사실이라면 충격적인 일이지만, 진위 여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만약 명확한 증거도 없이 이를 윤 총장 직무배제의 주요 혐의로 삼았다면 추 장관 또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실관계도 불투명한 사안을 두고 정치적 공방만 지루하게 펼칠 게 아니라 조사를 신속히 마무리하는 게 급선무다.
무엇보다 검찰의 집단행동이 급속히 확산세를 보이는 데다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 추 장관 취임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온 첨예한 갈등으로 이미 국론 분열과 국력 낭비가 심각한 수준이다. 검찰개혁이라는 본래의 취지는 온데 간데 없고 기싸움만 이어지는 참담한 현실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여기에 기나긴 소송전까지 이어진다면 그야말로 수습 불가의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재차 강조하지만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지 않고서는 해법을 찾기 힘들다. 시간이 많지 않다. 극한대립을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국민의 비난을 결코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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