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e스포츠경기장이 지난달 18일 서면 삼정타워 15층과 16층에 들어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 e스포츠를 활성화하기 위해 부산, 대전, 광주에 만드는 경기장으로 부산이 처음이다. 부산 e스포츠경기장은 전용면적 2739㎡로 주경기장, 보조경기장, 선수 및 관계자 시설, 관객 편의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국내외 e스포츠 대회개최를 비롯한 각종 수익 사업 등을 통해 운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초의 지역 거점 e스포츠경기장이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게임업계와 정치권은 날림공사 의혹을 제기했고, 일부 언론에서는 경기장의 비효율적인 공간 구조와 낮은 기대활용률을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대규모 공적 자금이 투자된 수많은 스포츠시설들이 세금을 축내는 ‘화이트 엘리펀트’로 전락하거나 혐오시설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2016년 브라질 올림픽 이후 대부분의 경기장들은 아무도 찾지 않는 저수익-고유지비용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국내에서도, 88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거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까지 건설된 스포츠시설들은 화려했던 스포츠이벤트가 끝나고 나서 일부를 제외하고 재정적 적자와 사회적 효용성 측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에, 스포츠시설이 재정적 흑자와 사회적 효용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사례도 종종 발견된다. 미국프로농구(NBA) LA레이커스의 홈구장으로 잘 알려진 스테이플스센터(Staples Center)는 다양한 수익구조와 공간 활용도를 높여 지속가능한 스포츠경기장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다양한 형태의 공연 및 전시회 등을 유치하고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 조성으로 활용률을 극대화했다. 또한 미국 유명 문구업체인 스테이플스와 10년 네이밍 라이트(경기장 명칭 사용권) 계약을 맺어 약 120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국내 모범사례로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위해 건설된 10개 경기장 중 유일하게 매년 수익을 내는 공공스포츠시설로서 쇼핑몰, 영화관, 수영장 등 지역주민이 꾸준히 찾는 공간을 마련하고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여 2019년에는 58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언급된 국내외 모범 스포츠시설 사례들의 공통점은 ‘설계단계’에서부터 활용방안과 장기적인 수익 창출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물론 부산e스포츠경기장 운영 주체 역시 기획 과 설계단계에서부터 이러한 활용방안 및 수익구조를 마련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공간적 제약, 관련 산업인프라, 접근성을 고려했을 때 수익과 활용에서 세심한 운영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e스포츠 자체만을 가지고 시설을 운영할 경우 수익성 및 사회적 효용성 모두를 잃게 될 것이다. 공적 자금이 투자되는 만큼 공공재의 연장이자 다양한 시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수익성, 공익성, 상징성을 담보한 운영 및 활용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매년 수억 원의 임대료와 운영비용이 필요한 만큼 부산e스포츠경기장은 과감한 수익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경기장 명칭 사용권’이다. 전 세계 유명 스포츠경기장 대부분이 경기장 명칭 사용권을 통해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을 확보하고 편의시설비용으로 재투자해 시설 운영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e스포츠경기장을 단순히 지역주민에게 개방하는 것을 넘어 그들이 자연스럽게 만나고(Encounter), 즐기고(Enjoy), 교류(Exchange)할 수 있는 3E-콘셉트의 복합문화공간이 되도록 해야한다. 아울러 e스포츠의 성지이자 중심지로서 부산경기장은 e스포츠의 역사가 기억되고 새로운 e스포츠 문화가 창달되는 프로그램을 수행해야 한다.
조언과 훈수의 경계는 화자의 기준이 아니라 청자의 기준에 의해 결정된다. 조언과 훈수의 경계에 놓인 이 글이 부산을 사랑하는 한 시민의 입장에서 진정으로 부산e스포츠경기장의 성공을 바라는 염원임을 알아주길 바란다.
부경대 해양스포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