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진해구 연도 서쪽에 예정된 부산항 제2신항(진해신항) 건설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제동이 걸렸다. 기획재정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시행한 예타에서 경제성 편익(B/C)은 0.92, 종합평가(AHP) 부문은 0.497로 각각의 기준인 1과 0.5에 미달했다는 것이다. 사업비가 당초보다 증가한 데다 항만의 미래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고 주변 환경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해수부는 사업을 1, 2단계로 쪼개 내년 중 1단계에 대해서만 예타를 재신청한다는 입장이지만 오는 2030년 진해신항을 개항해 동북아 메가포트로 키우겠다던 경남도와 부산시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진해신항은 총 12조4000억 원이 투입되는 경남 최대의 국책사업으로, 2만5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21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규모로 추진돼왔다. 입지 경쟁을 벌이던 부산시의 양보로 지난해 5월 부지가 창원으로 확정된 이후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문성혁 해수부 장관이 진해신항의 개발과 비전을 담은 ‘2030 항만정책 방향과 추진전략’을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보고했다. 무엇보다 진해신항은 대통령 공약사항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예타 탈락은 상당히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구나 예타 점수는 기준과 상당히 근소한 차이다. 경제성은 0.08, 종합평가는 불과 0.003이 부족해 이런 결론이 나왔다. KDI가 지적한 문제점도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2조 원 가량 늘어나긴 했지만 이는 정부 투입 공사비가 아니라 부두운영사의 장치설치비 투자분이다. 물론 장기 수요에 대한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중국이 외국적선의 연근해 수송을 금지하는 조치(카보타지)를 언제든 해제해 버리면 환적화물 비중이 큰 부산항에 타격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예타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제기됐다. 환경성 검토 부족 또한 신항의 타당성을 현저히 감소시킬만큼 중대 사안인가는 의문이다. 그러니 충분히 예상되는 지적에 대해 명쾌한 대응논리를 준비 못했던 게 아니냐는 아쉬움이 있다. 해수부의 예타 통과 의지에 볼멘소리도 나온다.
예타는 모든 국책사업의 첫번째 관문이기 때문에 여기서 발목이 잡히면 나머지 절차가 줄줄이 순연될 수밖에 없다. 당초 해수부와 경남도는 올해 안에 예타를 마무리하고 각종 행정 절차를 거쳐 오는 2022년에는 착공한다는 계획이었다. 현재의 해수부 복안대로 사업을 쪼개 예타를 최대한 빨리 끝낸다 해도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모든 게 일단은 스톱된다. 2030년 개항이 불투명해지는 것이다. 부산시와 경남도의 최종 목표는 항만(부산신항) 공항(가덕도) 철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트라이포트 시대의 개막이다. 이 포부가 실현되려면 진해신항부터 서둘러야 한다. 시간이 촉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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