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열린 제167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오는 2030년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세계박람회유치기획단은 엑스포 개최지로서 부산의 매력과 비전을 소개하며 회원국 지지를 당부했다. 현재까지 엑스포 유치를 공식화한 국가는 한국과 러시아 뿐이지만 종전에 실패한 유럽국들도 조만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열한 경쟁이 사실상 시작된 셈이다.
5년에 한번씩 열리는 월드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빅이벤트로 불린다. 개최국의 산업과 과학기술 역량은 물론 한류와 같은 소프트파워를 유감없이 자랑할 기회다. 엑스포가 경제문화올림픽이라고도 불리는 이유다. 엑스포 6개월간 기대되는 국내외 관람객 규모는 세계 200여개 국 5000여만 명에 이른다. 이로 인한 경제유발효과는 61조 원, 일자리 창출 효과는 50만 명이 넘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사회 경제적 이익만 있는 게 아니다. 국격의 고양과 함께 부산이라는 도시의 브랜드를 몇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이만한 좋은 기회가 없다.
문제는 눈 앞에 놓인 현실의 벽이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선결 과제로 제시한 4가지 중 입지 경쟁력 확보와 가덕신공항 건설 문제는 경우에 따라 최대 난제가 될 수 있다. 현재 엑스포 부지로 예정된 부산 북항 일대에는 행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면적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다. 대상 부지 내에 있는 55보급창과 8부두 등 군사시설 이전 문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엔 미군시설도 포함돼 있다. 국방부와의 협의도 쉽지 않은데 미군측과의 협상 결과를 마냥 낙관적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전 협상 자체에 소요되는 시간에다 대체부지 마련 등의 절차까지 감안하면 조급해지지 않을 수 없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문제 역시 만만치 않다. 여야가 특별법을 발의해 입법전에 돌입했으나 반대 세력이 적지 않다. 이들을 설득하고 극복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일이 소요될지 모른다. 김해공항 확장을 백지화하고 가덕도에 신공항을 짓는 정책 결정이 확정되더라도 거쳐야 할 기본적인 절차가 있다. 최대한으로 줄여 잡아도 오는 2029년 개항이 가능할까 말까이다. 이 과정에서 뭐라도 하나 어긋나면 목표연도 내에 공항 완성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정부의 최종유치계획서 제출 예정시기는 오는 2022년 초반으로, 앞으로 1년 남짓 밖에 안 남았다. 그 안에 부지와 공항 문제를 매듭지어야 하는 것이다. 이미 유치전 경험이 있는 다른 도시에 비하면 부산은 기본 여건부터 처진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2030월드엑스포 개최에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이 두가지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산업부 국방부 해수부 지자체 등 관련부처를 아우르는 범정부추진체계를 빨리 구축해 엑스포를 향한 대내외 환경 조성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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