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관현맹인과 여악의 전통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12-15 19:16:08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얼마 전 장애인 안내견의 마트 입장 제한 논란 이후 이런 계기로 차별의 시선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장애인들의 눈과 귀가 되어주는 안내견 출입에 대한 불편함을 겪는 경우가 확연히 줄었다고 한다. 차별과 선입견의 시선이 아닌 이해를 통한 자연스러운 사회적 소통이 필요한 때임을 느낀다. 음악회 공연장이나 극장은 휠체어를 탄 채로 음악회를 감상할 수 있는 장애인석이 의무적으로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무대에 서는 예술가의 입장에서 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의 공연을 보거나 장애예술가들과 함께 공연을 한 적이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필자를 비롯한 주변의 예술가들에게서도 그런 공연은 보거나 연주를 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시각장애인·비장애인 예술가들이 공연하는 모습. 소리 숲 제공
옛날 600년 전 조선시대 궁중에는 ‘관현맹인(管絃盲人)’ 이라는 시각장애를 가진 궁중악사들이 있었다. 이 시각장애 악사들은 조선시대 음악기관인 장악원(掌樂院)에 소속되어 궁궐 안 왕비나 공주를 위한 연회인 내연(內宴)에서 음악을 연주했는데, 세종 6년 조선왕조실록에는 ‘시각장애인 악사는 앞을 볼 수 없어도 소리를 살필 수 있기 때문에 세상에 버릴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관직과 녹봉을 내렸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궁중의 악사 대부분이 남자이나 관현맹인과 더불어 여자 악사인 여악(女樂)이 존재했다. 여악 역시 궁중 내연에 참여하여 관현맹인이 연주하는 음악에 맞춰 춤과 노래를 불렀는데, 여자들의 사회활동 및 예술 활동이 극히 제한적이었던 시대임을 생각해보면 예외적으로 궁중 내 여성들을 위한 내연에서는 남녀유별(男女有別)을 강조하여 남자악사들이 연주할 수 없었던 조선시대 유교사상의 단면을 보여주는 제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관현맹인과 여악의 전통은 구한말 고종 때 까지 이어졌다.

지난달 필자는 부산문화재단과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 후원하는 장애·비장애 예술가 교류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전문예술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예술가와 비장애인 예술가들이 함께하는 연주회를 기획하고 연주를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전통음악의 학습방법 중 구전심수(口傳心授)라는 말이 있다. ‘입으로 전하고 마음으로 받는다’는 뜻의 이 말은 악보가 아닌 입에서 입으로 음악이 전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시각장애 예술가들은 일부 구전심수의 방법으로 음악을 배우고 익히는 점에서는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예술가들의 자발적인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연주자들 간의 이해도모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길에서 안내견을 만나면 그냥 무관심하게, 비장애인들이 다니는 것처럼 그렇게 바라봐 달라는 바람을 얘기한 인터뷰를 보며, 장애·비장애 예술가가 함께하는 공연을 더 이상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인식의 변화와,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즐길 수 있는 따뜻한 시선과 마음을 바라본다.

소리연구회 소리숲 대표·음악박사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양산 부산대캠퍼스 유휴부지 개발 길 열려
  2. 2양산시민 통도사 입장 무료·주차료 유료화 절충안 합의
  3. 3“부산대첩 승전, 시민정신으로 승화시켜 나갈 것”
  4. 4가덕 2029년 개항 쐐기…당정 쌍두마차가 이끈다
  5. 5[사설] 가덕신공항, 이제부턴 조속한 개항에 전력 모아야
  6. 6단일화 뿌리친 박성훈 “새 정치 약속 지킬 것”
  7. 7부산 ‘영원한 지스타 도시’ 기대감…개최지 단독 응모
  8. 8[도청도설] 공깃밥과 즉석밥
  9. 9청년과, 나누다 <9> 염종석 동의과학대 야구단 감독
  10. 10운명의 일주일…여당 6일, 야당 4일 본선행 최종후보 결정
  1. 1가덕 2029년 개항 쐐기…당정 쌍두마차가 이끈다
  2. 2단일화 뿌리친 박성훈 “새 정치 약속 지킬 것”
  3. 3운명의 일주일…여당 6일, 야당 4일 본선행 최종후보 결정
  4. 44차 재난지원금, 노점상·법인택시 등 200만 명 더 준다
  5. 5오거돈 성추행서 신공항·불법사찰로…여야간·후보간 프레임 전쟁 전환
  6. 6관광 활성화 열띤 공방…저출산 문제 신경전도
  7. 7국토부 요지부동에 최인호 ‘특별법 카드’로 난국 타개
  8. 8부산시장 보궐선거 당내 경선 최종 단계 돌입
  9. 9홍준표, 이재명 향해 "양아치 같은 행동" 비판
  10. 10천안함 최원일 함장 28일 전역...대령 명예진급
  1. 1부산 ‘영원한 지스타 도시’ 기대감…개최지 단독 응모
  2. 2예타면제 논리 키우고, 사전타당성 조사 기존자료 활용 6개월로 줄여야
  3. 3내고장 비즈니스 <5> 울산 언양 트레비어
  4. 4“로열티 없는 순수 국산 맥주…울산 대표 자산으로 키울 것”
  5. 5의료진 열사 도시락, 독도 소주…편의점 ‘3·1절 마케팅’
  6. 6에이치엘비 ‘무상증자 카드’로 주가 8.7% 급등
  7. 7LG베스트샵에 로봇직원 뽑았네
  8. 8영업제한 소상공인 7월부터 ‘손실보상’
  9. 9P2P 금융사 타이탄인베스트 전자등기 서비스
  10. 10지역상공계 염원 결실 “엑스포 전 개항이 동북아 관문 첫발”
  1. 1양산 부산대캠퍼스 유휴부지 개발 길 열려
  2. 2양산시민 통도사 입장 무료·주차료 유료화 절충안 합의
  3. 3청년과, 나누다 <9> 염종석 동의과학대 야구단 감독
  4. 4역무원→ 구급대원→ 운전직→ 사서 교사…공무원만 4번째
  5. 5부산시 “시유재산 땅 비워달라”…구·군 사용 체육시설 쫓겨난다
  6. 6진주의료원, 서부경남 공공병원으로 부활
  7. 7‘K-주사기’도 대활약상…화이자·AZ백신 병당 1, 2명 더 맞아
  8. 8울산, 생태하천 태화강 수상 스포츠 메카로 만든다
  9. 9‘마린자이 방지법’ 통과됐지만 정작 당사자는 구제 못받는다
  10. 1034년 전부터 추진…노태우, 4㎞ 활주로 2본 결재
  1. 1후반 와르르…아이파크, 안방 첫 경기 참패 수모
  2. 2투타 모두 자신의 플레이 펼쳐…허문회 감독 “올 시즌 기대된다”
  3. 3이변은 없었다…부산시설공단 2년 만에 통합우승
  4. 4휴식기 마친 kt 2연승 신바람…공동 5위 안착
  5. 5부산 아이파크, 홈 개막전서 0 대 3 완패
  6. 6기성용 개막전 뒤 기자회견 자처...자비는 없을 것
  7. 7쑥쑥 크는 ‘내일의 거인’…주전 경쟁 후끈
  8. 8기성용 성폭행 의혹 반박…“결코 그런 일 없었다”
  9. 9부산시설공단 1승 선착…“삼척서 끝낸다”
  10. 10BNK 포워드 구슬, ‘식스우먼상’ 수상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진보당 노정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국민의힘 이언주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융합의 시대’를 진정으로 지향하려면
축소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
기고 [전체보기]
가덕신공항은 부산의 미래 /홍순헌
위기의 역설 그리고 부산 /신상해
기자수첩 [전체보기]
불편한 목소리에 침묵…부산시교육감 소통 나서야 /김화영
서장 관사 내 수상한 돈·황금 출처 제대로 밝혀라 /이준영
김석환 칼럼 [전체보기]
‘능력주의’와 ‘예타만능’이라는 거짓말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해 뜨는 아침, 겨울 산의 속살을 보라
정치적이기엔 너무도 문명적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옛것에서 발견하는 변용
관현맹인과 여악의 전통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공깃밥과 즉석밥
벤 호건 재기상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어묵의 별칭 ‘간또’
목포 ‘중깐’의 딜레마
사설 [전체보기]
가덕신공항, 이제부턴 조속한 개항에 전력 모아야
미래차 부품단지 조성, 부산형 일자리 모델 자리잡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청년기본소득’ 용납해선 안 되는 이유
공유경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비핵평화, 중단없이 가야 할 길
한반도 비핵화는 어떻게 되나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이제명 칼럼 [전체보기]
탄소중립 어젠다의 가치와 미래
이홍 칼럼 [전체보기]
카리스마에 대한 오해
독성 리더십
장병윤 칼럼 [전체보기]
알바트로스, 오 알바트로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그 많은 낙하산 사라질까
1년짜리 부산시장 안 되려면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강 건너 봄이 오듯
불멸의 연인
차재원 칼럼 [전체보기]
시장 보선 이후가 걱정되는 이유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그 날을 기다리며
겨울나기
특별기고 [전체보기]
같이 잘 살되 올바르게 잘 사는 ‘노나메기’ 세상으로 /이청산
부산 코로나 병상 부족 현실화…생활치료센터 설치 힘 모아야 /고광욱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홍도의 ‘논을 가는 소’
김홍도의 ‘주상관매도’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