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때 아닌 재활용 쓰레기 대란 조짐이 있어 걱정이다. 플라스틱, PET병 등을 선별 처리하는 강서구 생곡동 자원재활용센터가 밀려드는 물량을 제 때 처리하지 못해 수백t을 쌓아두고 있다는 것이다. 주 원인은 코로나19 여파 때문이다. 음식 식료품 배달 주문이 늘면서 포장재인 플라스틱 비닐 배출량이 급증했다. 또 센터가 올해 주 52시간 근무 대상이 되면서 작업 시간이 부족해진 것도 요인이다. 주말과 야간 추가 작업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생곡 센터 포화로 반입 불능 상태가 되면 구·군의 수거 중단으로 이어지고 시민은 결국 집에 쓰레기를 쌓아 둘 수밖에 없다. 이른바 ‘대란’이다. 코로나19가 단기간에 퇴치되기는 힘든 사정이고 보면, 장기화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실제로 생곡 자원재활용센터의 최근 3개월 재활용 쓰레기 반입량이 폭증했다. 센터의 하루 선별 및 처리 가능 용량은 월 1600t이지만, 지난해 10월 2219t, 11월 1783t, 12월 2010t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1월 중순 현재 쌓아 둔 재활용 쓰레기량만 400t이 넘는다. 게다가 인근 지역의 민간 처리업체들마저 시설 증설 공사 등으로 반입을 거부하고 있어 해결책을 더욱 찾기 어렵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거대란이 현실화 된 곳도 속속 나오고 있다. 연제구의 한 아파트는 지난 6일 재활용 플라스틱 쓰레기 수거 일시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부산시가 인원 충원과 생곡 센터 용량 증설 방침 등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 역시 단기 임시 대책일 뿐이라는 것이 업계와 전문가들의 일관된 지적이다. 재활용 쓰레기 처리시설의 절대 부족이라는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언제든지 사태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월 1600t 연간 1만9000t 처리 용량의 생곡 센터 1곳 만으로는 350만 대도시 부산의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인구 65만 명인 경기도 안산시의 센터 처리용량과 같은 수준이라니 기가 막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현재도 동부산권 일부 구·군은 생곡행을 포기하고 아예 울산 양산의 처리업체에 물량을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물류비용 증가 등 지자체의 예산부담 또한 커지고 있다.
결국 동부산권에 제2 자원재활용센터를 갖추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서부산권 개발 확산으로 생곡 반입량이 늘던 와중에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진 상황이니 동부산 센터 건설을 미룰 이유가 없다. 걸림돌은 주민 반발이다. 환경 관련 시설에 대한 주민의 민원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럴수록 센터가 소각이나 매립 시설이 아니며 매연과 악취, 침출수 등 환경 저해 물질을 유발하지 않는 시설임을 강조해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주무 부서장의 책임감도 필요하지만, 시정 최고 리더십의 의지가 더욱 중요하다. 환경부 역시 예산지원까지 공언하며 지자체의 시설 신설을 독려하고 있으니 재정 부담은 덜하다. 용기를 갖고 책임을 다하는 부산시 청소환경 행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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