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거듭할수록 가장 피부에 와닿는 말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건강이 최고다”는 말이 아닐까 한다. 기대수명 100세를 바라보는 시대에 건강이 최고의 자산임은 분명하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첫 번째 수칙은 하루 세 끼 잘 먹는 것이다. 그러나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나라에서 노인이 ‘하루 세 끼’ 그것도‘잘’ 먹기란 쉽지 않다.
2018년 부산시 노인 급식 수혜율은 2.15%로 매우 낮은 수준이며, 노인 영양 관리 상태 지표 역시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노인의 저영양 문제는 고령과 만성질환 등으로 스스로 식사 준비가 어려운 재가 노인층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로 나타난다. 이는 건강한 노후 자립 생활에 큰 장애물로 작용한다.
이렇게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을 돕기 위해 민·관·학이 힘을 모은 ‘온마을 사랑채’가 자난해 8월 첫 문을 열었다. 학교기업 온마을 사랑채는 부산진구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 사업의 한 분야로, 부산진구청·㈜풀무원과 함께 재가 어르신들에게 맞춤형 식사 및 영양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커뮤니티 키친 사업이다.
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부산진구 지역사회 통합돌봄 대상자로 등록해야 한다. 소득 수준에 따라 월 2만~6만 원의 본인부담금을 납부하면 된다. 대상자들은 최대 월 24회의 점심과 오전, 오후 간식을 받으며, 월 1회 대상자 특성에 맞춘 영양 상담 및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온마을 사랑채에 거는 어르신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현재 주력하는 식사 지원 서비스가 정상 궤도에 안착하게 되면 이제는 어르신 개개인의 다양한 욕구에 귀 기울여 나가고자 한다. 상반기에는 대상자들의 식품 섭취 빈도, 다양성, 영양 및 건강 상태 등 사전정보를 분석해 좀더 정확하게 개인 맞춤형 식사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대학 산학협력단 LINC+사업단에서 ㈜엔컴과 함께 ‘커뮤니티 키친 건강영양 관리 데이터 기반 통합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인 만큼 예상치 못한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온마을 사랑채는 앞으로의 사회복지서비스가 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된다.
여든이 넘었을 때 필자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종종 상상하곤 한다. 출가한 자식들은 주말에서야 어여쁜 손주들과 찾아오기에, 평소에는 남편과 대다수 시간을 보낸다. 반평생 넘게 함께하다 보니, 현업에서 물러난 지도 시간이 꽤 흘러 때로는 대화 소재가 고갈되어 괜스레 서먹하다.
늘 먹는 반찬에 입맛이 없어서 한두 숟가락 뜨다 말았다. 하지만, 최근 알게 된 은퇴자를 위한 공유식당은 무료한 노년 생활에 뜻밖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끼니마다 균형 잡힌 밥이 제공되고, 주기적인 영양 상담을 통해 건강까지 챙겨준다. 입맛이 살아나고, 좋은 말벗을 사귀니 전보다 웃는 일이 많아졌다.
‘건강이 최고다’는 말이 그냥 있는 말이 아니다.
이상주 온마을사랑채 센터장·동의과학대 간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