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는 국토의 75%가 삼림이다. 또 19만 개 호수가 국토의 10%를 차지한다. ‘숲과 호수의 나라’라 불리는 이유다. 북유럽에 있는 이 나라 인구는 550만 명이지만 면적은 33만8000㎢로 유럽에서 여섯 번째다. 인구는 우리나라의 10분의 1 수준이나 면적은 3배를 웃돈다.
2019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의 핀란드 국빈 방문은 이 나라가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웠다. 지정학적 여건 탓에 잦은 외세의 침략에 시달렸음에도 고유의 정체성을 지켜온 역사가 그렇다. 600년간 스웨덴의 일부, 100년간 러시아의 속령으로 지냈다. 2차 대전 때는 두 차례 러시아와의 전쟁을 견뎌냈다. 이처럼 전쟁의 참화와 자원 빈곤을 딛고 경제 성장을 이뤄 ‘미래 경쟁력 세계 제일’로 평가받는다.
문 대통령은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이 마련한 국빈 만찬에서 ‘UN행복지수보고서 1등 국가’라며 행복이란 키워드를 강조했다. 이를 지탱하는 핀란드 국민의 정서는 ‘시수’(sisu)다. 우리말 끈기에 해당한다. 앞서 니니스퇴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말이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독립을 유지하고 경제를 일군 양국의 공통점을 지적하며 “시수는 끈기다. 끈기는 노력, 책임감을 포함한다. 이를 핀란드의 혁신으로 여긴다면, 이 혁신을 한국과 나누고 싶다”고 했다.
이 때 양국 협의로 부산이 받은 선물이 부산~헬싱키 직항 노선 취항이다. 이 노선은 김해공항에서 유럽으로 가는 첫 직항로다. 헬싱키에서 연결되는 유럽 도시는 100개나 된다. 지난해 3월부터 핀란드 항공사 핀에어가 이 노선을 주 3회 운항하기로 한 계획이 속절없이 미뤄지더니 올 3월을 조심스럽게 기약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 탓이다.
코로나19로 많은 것이 변했다. 일상이 무너졌다. 그 아픔 속에서 이웃이 얼마나 소중하며 행복의 원천은 ‘나홀로’가 아니라 이웃과 나눔에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지난해 1월 19일 중국 우한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30대 중국인 여성이 검사를 거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 이튿날인 1월 20일. 코로나19 사태 만 1년을 맞는다.
30대 여성 총리 산나 마린이 핀란드를 모범 방역국으로 평가받게 했다면 ‘K방역’은 여전히 우리의 버팀목이다. 핀란드에 시수가 있듯이 끈기는 우리의 자산이다. 신발끈을 질끈 동여매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만들어가야 한다. 깡, 끼, 꾀는 끈기에서 나오는 우리만의 힘이다.
정상도 수석논설위원 jsd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