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 건설에 소극적이던 국토교통부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11월 국무총리실 검증위의 사실상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론 이후에도 미온적이던 입장에서 벗어나 국회 입법이 이뤄지는 대로 가덕신공항 내용을 올 상반기 중 나올 ‘제6차 공항개발기본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미 국회에 제출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면 국가 추진 공항 개발 사업의 근간인 기본계획에 포함시키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그렇게만 되면 가덕신공항 건설이 급물살을 탈 수 있게 된다. 부울경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국회가 특별법 통과를 서둘러야 할 이유가 더욱 분명해진 셈이다.
국토부의 자세 전환은 김현미 장관이 물러나고 변창흠 장관이 취임하면서 조금씩 감지되기는 했으나, 이 같은 ‘깜짝 그림’을 내놓은 것은 의외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법제처에 공항시설법 제34조에 대한 별도 유권해석을 의뢰하는 등 ‘딴지’를 거는 듯한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결국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장관 교체가 터닝포인트가 됐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변 장관이 경남 진주에 본사를 둔 LH 사장을 역임하면서 가덕신공항을 염원하는 부울경 정서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부산신항과 연계한 물류 시너지 기대효과도 숙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다. 실제 변 장관은 지난해 말 인사청문회 중 “국회에서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제 공은 확실하게 정치권으로 넘어갔다. 850만 부울경 주민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밝힌 ‘2월 임시국회 가덕특별법 처리’ 약속 이행 여부를 지켜볼 것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낙관만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달 임시국회에서 여야 이견과 ‘네 탓 공방’ 속에 소관 상임위인 국토교통위원회에 법안을 상정조차 못하고 해를 넘겼다. 정치권을 향한 지역민의 시선이 싸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가덕특별법이 어떤 법이던가. 정부가 국가사업으로 개최를 추진하는 ‘2030 부산 월드엑스포’ 개막 전 개항을 위한 ‘속도전’에 필요한 ‘패스트 트랙’ 관련 필수 조항을 담고 있는 법 아닌가.
정치권이 신뢰를 되찾을 기회가 없지는 않다. ‘판’이 바뀌었으니 더는 처리를 미룰 핑계거리도 사라졌다. 지난달 여당 국토위 간사는 야당의 비협조를 탓하며 “여야 간사간 합의가 안됐다”고 했고, 야당 간사는 “국토부가 먼저 태도를 밝혀야 논의가 가능하다”는 구실을 내세웠다. 그러나 이제 정부 태도를 ‘방어막’으로 삼을 수도 없다. 결국 가장 큰 걸림돌은 대구경북(TK) 중심인 국민의힘 지도부의 반대다. 이들을 설득하고 협조를 이끌어 낼 여당의 정치력과 의지가 발휘되길 기대한다. 아울러 국민의힘 소속 부울경 의원들 역시 지도부 눈치만 보지 말고 적극적인 설득전에 나서야 한다. 단식농성을 해서라도 뜻을 관철하려는 강단을 보여야 한다. 부울경 주민에겐 오래 기다려 줄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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