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이 21일 취임했다. ‘바이든 시대’의 개막으로 세계 질서가 대전환의 시기를 맞았다. 지구촌을 혼돈과 분열로 몰아넣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퇴장과 동시에 세계는 외교 안보 경제 환경 등 각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변화에 직면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힘을 앞세운 ‘미국 우선주의’와 결별하고 다자주의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존중하는 책임 있는 리더십 회복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세계인을 향해 “동맹을 복원하고 다시 세계에 관여할 것”이라며 “미국은 단순히 힘의 과시가 아니라 모범의 힘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협력의 리더십’이라는 전통적 의미의 ‘미국의 귀환’을 선언한 것이다.
선언은 즉시 행동으로 이어졌다. 바이든의 취임 1호 행정명령은 파리기후협정 복귀 조치였다. 환경 중시 의지를 드러냄과 동시에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역할이 다시 시작됐다는 신호를 내보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인권위원회 복귀 의지도 밝혔다. 그는 “가장 시급한 것은 정치가 아니라 세계 공통의 난제인 코로나19로 인해 파괴된 인간다운 삶을 회복하고 경제위기를 함께 극복하는 것”이라며 ‘돌아온 미국’의 리더십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제질서의 대전환기를 맞아 우리 정부가 할 일은 더욱 세심하고 치밀한 전략으로 변화된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예측 가능하며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는 바이든 정부의 출범은 우선은 우리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렇지만 무조건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낙관하는 것은 금물이다. 어떤 나라든 외교와 경제에 있어서 만은 국익이 최우선일 수밖에 없고, 미국 역시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통상을 비롯한 경제 분야에서 특히 안심할 수 없다. 가장 큰 리스크는 여전히 계속될 미중 무역전쟁이다. 경제 주도권을 둘러싼 대중 강경 기조는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우리 입장에서는 또 한번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놓고 ‘선택’을 강요받을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준비한 만큼 성과를 낳는다. 친환경이 강조된 ‘바이드노믹스’가 한국에는 위기 대신 기회일 수 있다. 정부는 맞춤형 산업정책으로 기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2차 전지와 전기차, LNG 선박 등에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부울경 산업계에도 바이드노믹스는 ‘양날의 검’이다. 친환경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겐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이 예고된 미국 시장 개척의 기회로, 그렇지 않은 기업에겐 위기로 받아들여진다. 친환경성을 극대화한 부산형 뉴딜정책의 적극적인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외교 안보 분야에서는 대북 정책의 ‘원점 재검토’ 방침이 부담이다. 속도는 떨어지겠지만, 새로 짜여진 ‘정의용-김현종 외교 라인’의 경험과 노련미를 바탕으로 차분하게 풀어나갈 일이다. 서두르지 않되 경계를 늦추지 않고 기회를 잡는 ‘호시우보’의 지혜가 발휘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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