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야생동물의 동거는 1만5000년 전 늑대가 개로 순화하면서 시작됐다. 8000년 전 소가 가축화했다. 고양이는 이르면 1만 년 전, 늦어도 5000년 전 사람이 곁에 두었다. 개나 고양이나 집안에서 사람과 함께 생활하는 게 자연스러운 반려동물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애묘인은 자칭 ‘집사’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고양이를 시중들 듯 살뜰하게 돌보며 기르니 ‘세상은 집사와 집사 아닌 사람으로 나뉜다’고 할 정도다.
고양이를 이부자리에까지 들여놓게 된 전설이 있다. ‘한 어부가 잉어로 변신한 용왕의 아들을 낚는다. 그 어부는 잉어를 놓아준 대가로 용왕으로부터 여의주를 받고 부자가 된다. 이 사연을 안 방물장수가 속임수를 써서 여의주를 가져간다. 어부가 키우던 개와 고양이가 어부를 위해 나선다’. 이대로라면 개와 고양이가 모두 이부자리를 차지할 터이나 곡절은 따로 있다. 방물장수 집에서 여의주를 되찾은 고양이와 개가 강을 건너면서 운명이 갈렸다.
‘개의 등에 탄 고양이가 입에 물고 있던 여의주를 물에 빠뜨린다. 낙담한 개는 그냥 집으로 돌아오지만 고양이는 포기하지 않는다. 만약 물고기가 여의주를 물었다면 죽은 채로 그물에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죽은 물고기를 뒤지다가 마침내 찾아 어부에게 되돌려준다’. 어부가 고양이의 행동에 감동해 이불 속까지 허락한다는 결말은 들어보나 마나다.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1억 명을 곧 넘어설 듯하다. 그동안 많은 동물이 호명됐다. 코로나19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박쥐는 코로나19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체내에 137종의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고,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바이러스도 61종이니 ‘바이러스 저수지’란 오명을 썼다. 뒤이어 온몸에 비늘을 두른 천산갑이 중간 숙주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에 밀수된 천산갑에서 바이러스를 추출해 환자의 바이러스와 비교했더니 유전자가 99% 일치했다는 이유에서다. 박쥐나 천산갑이 발생 원인과 관련 있다면 호랑이 사자 퓨마 밍크와 개 고양이는 확산과 엮인다. 지난해 11월 20일 기준 국제수역사무국에 보고된 코로나19 동물 감염 사례는 4개 대륙 19개국 총 456건이며 감염 동물은 이들 6종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반려동물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첫 사례가 경남 진주에서 나왔다. 국제기도원에서 발생한 확진자와 생활하던 고양이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이 1000만 명을 훌쩍 넘어선 지 오래다. 방역당국 말처럼 ‘반려동물 코로나19 관리 지침’이 시급하다.
정상도 수석논설위원 jsd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