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울산 경남 3개 시·도가 내년 1월 동남권 메가시티 출범을 목표로 구체적인 추진 일정에 합의했다는 소식이다. 새해 벽두부터 부울경 특별지방자치단체를 향해 가는 발걸음에 가속도가 붙는 것 같아 기대감이 커진다. 내년 1월은 1988년 제정 이후 32년 만인 지난해 12월 9일 통과된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는 시점이다. 동남권 메가시티의 설치 근거도 개정 법률에 있다. ‘자치분권 2.0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개정 지방자치법에는 2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가 특정 목적을 위해 광역적으로 함께 사무를 처리할 필요가 있을 때 특별지자체를 설치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로드맵’에 맞춘 차질없는 준비를 통해 구체적 결실을 거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공개된 추진 일정 가운데 우선 눈에 띄는 것이 동남권 메가시티 출범을 실질적으로 주도할 ‘부울경 합동추진단’의 4월 말 발족이다. 그동안 3개 시도는 개별 지자체 단위에서 메가시티를 준비해 왔으나 합동추진단이 구성되면 실질적인 협력을 펼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추진단 규모는 단장 부단장을 비롯해 6개 팀(기획·홍보 제도·규약 행정지원 사무발굴 대외협력 민관협치) 2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3개 시도와 조율해 생활 경제 문화 행정 등 4개 분야 30개 과제 중 우선 추진할 공동협력사무를 확정하고, 기본계획도 수립한다.
또 합동추진단 발족에 앞서 추진단 구성을 위한 공동준비단도 다음 달 발족한다고 하니 그 역할 또한 막중하다. 준비단은 합동추진단이 꾸려지는 4월 말까지 공동사무 발굴, 규약 제정, 비용 분담 계획 수립, 조직 구성 등 사전 준비 작업을 하는 사실상의 ‘첫 단추’나 마찬가지다. 광역교통망 구축 등 공동사무 발굴뿐만 아니라 사무이관 가능 여부 확인도 주된 임무다. 부산시는 이와 별도로 4월 중으로 동남권 메가시티 민간협의회와 시민참여단 구성도 준비하는 모양이다. 협력 조직을 두텁게 하려는 의도는 좋으나 자칫 기존 ‘동남권 상생발전협의회’ 등과 중복되지 않도록 세심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계획대로라면 5월 부울경 시도지사 및 시도의장 협약 10월 특별지자체 설치를 위한 지원조례 제정 등의 빠듯한 일정이 잇따른다. 그러나 우려되는 부분이 없지도 않다. 오는 4월 7일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큰 차질이 빚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경수 경남지사와 송철호 울산시장의 경우 한 목소리를 내왔지만, 야당 또는 무소속 후보가 부산시장이 될 경우 협력체제가 제대로 유지될지 미지수다. 따라서 보궐선거에 나선 여야 후보들 모두가 조속히 한 자리에 모여 동남권 메가시티의 중단 없는 추진을 약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울경 광역연합은 정략적 산물이 아니라, 망국적인 수도권 일극주의에 맞선 850만 부울경의 절박한 생존전략으로 제시된 것이기 때문이다. 남은 1년이 긴 것 같지만, 낭비할 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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