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본격 시작된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일상이, 우리 곁을 묵묵히 지키고 있던 자연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새삼 깨닫고 있는 중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집에 오래 머물러야만 하는 갑갑함을 달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산과 강을 찾고, 등산로와 집 근처 산책로에는 더 많은 이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 녹색공간이야말로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에 꼭 필요한 기반이 된다는 생각에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청년시절을 사하에서 보낸 필자에게 남아있는 낙동강 하구의 이미지는 자연이 살아있는 녹색지대였다.
갈대밭의 을숙도, 젊음과 낭만의 에덴공원, 재첩 파는 아낙네들로 북적이던 하단포구, 광활하고 원시적인 모습의 다대포해수욕장 등등.
부산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는 에덴공원의 추억이 있을 것이다. 강촌 솔바람 등 팝과 고전음악실, 갈대밭 사이로 막걸리집이 여럿 있었던 곳, 그 근처에 을숙도를 드나드는 나룻배 선창이 있어 청춘남녀들을 갈대밭으로 태워 나르면서 숱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이제 가을날의 황홀했던 갈대밭은 사라지고 그곳에는 강변도로가 나고 아파트와 상가건물이 들어섰다.
낙동강이 남해와 만나는 끝자락에 토사가 퇴적된 곳 을숙도는 갈대와 수초가 무성하고 먹이가 풍부해 한때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였다. 하굿둑이 건설되고 사람들의 출입이 늘어나 철새도 줄어들고 한때는 쓰레기 매립장이 되어 습지와 갈대가 훼손되었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가 들어서고 복원사업이 시작되었으나 옛 모습 그대로는 아니다.
사하구는 그린도시와 회색도시가 혼재해 있다. 사실 환경 문제는 부산 전체의 문제로 선박과 항만에서 배출되는 물질이 대기오염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사하같이 공단이 있는 지역은 더욱 그렇다.
이를 풀기 위해 공단이 있는 기초지자체에서는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환경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토 균형발전의 큰 틀 아래 장기계획을 세우고 국가 정책 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때마침 ‘도시 공업지역의 관리 및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이 공포돼 정책적 지원이 부족했던 공업지역을 개선시키는 데 전국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특별법에는 공업지역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계획체계를 정비하고 복합용도의 거점 개발을 위한 도시계획의 특례와 각종 지원과 사업절차의 간소화 등이 담겨 있다.
주거지역과 공업지역이 혼재한 신평장림공단 지역의 경우 주민과 기업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을 위한 법적 기반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또한 올해부터 환경부가 한국판 뉴딜 사업인 ‘스마트 그린도시’ 사업을 공단이 있는 지자체에서 시행할 예정이다. ‘스마트 그린도시’란 자연과 인간이 공존·상생할 수 있는 도심 속 생태교육의 장을 마련하고 지역맞춤형 기후·환경문제 해결을 통한 지속가능한 환경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산업단지를 지닌 도시는 특별법과 그린도시에 거는 기대가 크다. 공업지역에 대한 정비와 친환경적인 사업이 당장 가시적인 변화로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녹색도시의 부활을 위한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부산 사하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