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특별법 제정을 위한 첫 단계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위원회 심사가 삐걱거리고 있다고 한다. 국토위가 그제 가덕특별법 관련 교통법안심사 소위를 열었지만 일부 조항에 이견이 있어 오늘 다시 논의키로 한 것이다. 여야가 가덕특별법 통과에 뜻을 같이하면서 무난히 첫 관문을 넘을 것으로 보였는데 난항이라니 유감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소위 심사 과정에서 특별법 원안이 상당 부분 후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이대로 통과된다면 특별법이라는 당초 취지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 이달 중 법안의 조속한 통과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그 내용이다. 오늘 이어지는 소위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그제 소위에서의 핵심 쟁점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별도 공항공사 설립, 신공항 건설 지역 내 입주기업을 우대하는 지역기업 우대 관련 조항이다. 논의 과정에서 별도 공항공사 설립 조항은 제외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한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지역기업 우대 조항은 더 논의하기로 했지만 이마저 제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별법 자체에 부정적이던 정부 부처 입장이 상당 부분 관철된 셈이다. 자칫하면 행정절차 간소화를 통해 조속히 공항 건설에 나서자는 특별법 취지 자체가 사라질수도 있다. 당장 특별법의 조속한 원안 통과에 뜻을 같이 했던 여야 부산시장 후보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변성완 후보는 국회에서 1인 시위까지 들어갔다. 동남권 지역사회 또한 이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새삼 강조하지만 가덕특별법 제정은 장기간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다.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이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성장하기 위해 가덕신공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는 지방과 중앙이 상생하는 국가균형발전을 이루는 길이기도 하다. 이처럼 특별법 제정의 당위성은 차고도 넘친다. 특히 가덕신공항은 부산이 유치에 도전하는 2030 세계박람회 이전까지 개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별법은 이를 위한 조항들을 담고 있는데 그 핵심 내용이 빠져버린다면 이 모든 계획이 틀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가덕신공항은 동남권 주민의 숙원사업이고 수많은 진통 끝에 마침내 건설의 첫발을 앞두고 있다. 그런 만큼 특별법이 담고 있는 내용은 지역민의 뜻을 외면해선 안 된다. 여야는 오늘 국토교통위 소위 재논의에 이어 전체회의를 거쳐 오는 25일 법사위, 26일 본회의에서 특별법을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조속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 정치권이 힘을 모으는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조속 통과를 위한 일정에 쫓겨 법안을 졸속 처리해서는 될 일이 아니다. 한번 처리된 법안을 되돌리기는 어려운 까닭이다. 따라서 오늘 열리는 소위에서는 제외 등 후퇴 위기인 핵심 조항들을 원안대로 반드시 관철시켜야 마땅하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서야 제대로 된 가덕신공항은 요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