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은 부산 울산 경남의 역사에 두고두고 기록될 날이다. 이변이 없다면 국회 본회의에서 가덕신공항특별법이 처리되기 때문이다. 28년 만에 가덕신공항 건설이 마침내 첫발을 내딛는다. 부울경 800만 주민이 한마음으로 이끌어낸 눈물겨운 성과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성공 개최를 위한 조기 건설이라는 기본 방향, 사전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부울경 지자체가 참여하는 별도의 공항공사 설립 조항이 100% 반영되지 않아 과제로 남지만, 별도 추진기구를 꾸려 채워나간다면 크게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동안 논란이 많았다. 일부 정당과 수도권 언론은 지난해 11월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의 발표 이후 가덕신공항이 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결정이라는 비판을 쏟아냈고, TK(대구 경북)의 반발도 컸다. 곱지 않은 시선은 여전하다. 부울경 자치단체는 그동안 가덕신공항의 입지와 경제성, 안정성에 대한 탄탄한 논거를 바탕으로 정부와 정치권을 끈질기게 설득했고, 어려운 과정을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부울경의 미래를 걱정하는 시민사회와 지지해준 시민 덕분이다.
지난해 6월 기초지자체장 중 최초로 가덕신공항 지지를 선언한 필자로서는 누구보다 더 기쁘지 않을 수 없다. 도시전문가로서 부산이 항공 항만 철도의 트라이포트 시스템을 갖춘 물류 중심 도시가 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물류 비용은 국내외 기업을 유치하는 데 가장 중요한 사항이기에 지역 경쟁력과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가늠하는 요소인 것이다.
또한, 관광 해운대의 미래를 하늘길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고속철도, 광역고속도로망, 내부순환도로망 같은 도로와 바닷길을 통한 유입책이 아무리 많아도 항공기로 입국하는 길이 불편하면 외국 관광객은 늘 수가 없기 때문이다.
2029년 24시간 운영 가능한 가덕신공항이 개항하면 김해공항의 커퓨타임(항공기 이착륙 금지시간)으로 인한 불필요한 수고를 겪지 않아도 된다. 부산 방문 유럽·미주 관광객들이 인천공항에 내려서 부산에 와야 했던 불편도, 동남아에서 귀국하는 부울경 여행객들이 자정을 넘긴 시간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기다리느라 외국 공항에서 쪽잠을 자야 하는 끔찍한 일도 사라진다.
국제노선이 다양해지고 부산이 2030월드엑스포 유치에 성공한다면 물류 비용을 경쟁력으로 국내외 우수기업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여행시장에서 관광도시 부산의 위상은 상전벽해 수준으로 달라질 것이다. ‘가덕 in, 인천 out’ 코스의 여행상품이 보편화하고 부울경 관광 프로그램에 외국인이 몰리고, 부산 마이스산업도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센텀 도심공항터미널 건립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도심공항터미널은 도심에서 항공기 탑승 체크인과 화물 수송 처리 등의 편의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기업 관련 바이어와 마이스 행사 참가자,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우리 구는 건립 필요성을 제기해왔으며 가덕신공항 건설에 발맞춰 본격화하겠다.
부울경이 덩치만 큰 활력 없는 도시가 아니라 국내외 우수한 기업의 좋은 일자리가 많아 청년이 모여드는 동북아 물류거점 ‘메가시티’가 되기를 소망하며, 아울러 글로벌 관광도시 해운대의 희망찬 미래를 꿈꿔본다.
홍순헌 부산 해운대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