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서울에서 발행되는 한 일간지 사설 내용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가덕도 방문이나 가덕신공항특별법에 대해선 “선거용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했다. ‘고추나 말리게 될 국제공항’이 왜 필요하냐는 힐난이다. 수도권 일극체제의 시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런 논리라면 부산·울산·경남은 영원히 ‘안전한’ 공항을 가질 수 없다. 국민의힘 대구·경북(TK) 의원들에게도 묻고 싶다. 약 10조 원이 투입되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에 PK가 딴지를 건 적이 있나. 지금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손 잡고 파이를 키워야 할 때 아닌가.
가덕도 반대 논리를 따져보자. ①총사업비. 국토교통부는 가덕신공항 건설에 부산시 예상치보다 최대 4배 많은 28조 원이 소요된다는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군사공항을 포함해 김해공항 기능을 통째로 옮겼을 때 비용이다. 부산시는 “억지”라고 반박한다. 전략기지인 김해공항 군사시설은 이전이 어려워 가덕에는 국제선 활주로 1개만 만들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때는 김해공항 확장(활주로 1개 신설)과 비용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설사 군사기능을 이전해도 ‘기부 대 양여’ 원칙에 따라 국비를 추가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 기부 대 양여란 김해공항을 개발해 얻는 이익을 사업비로 충당하는 것이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에도 9조 원이 넘는 대구공항 매각 대금이 들어간다. 현재 김해공항 주위에는 국제산업물류도시·에코델타시티·연구개발특구와 같은 대규모 역사가 진행 중이다. 김해공항이 용도폐기되더라도 10조~15조 원의 개발이익이 생기는 만큼 가덕신공항 건설비 충당이 가능하다.
②교통망. 또 다른 서울 언론사는 “가덕신공항까지 교통망을 연결하려면 천문학적 금액이 투입된다”고 주장한다. 국가기간시설을 쉽게 찾도록 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다. 대구시와 경북 역시 안동·김천·구미·포항·영천·성주에서 통합신공항에 접근할 수 있는 4개 도로와 4개 철도망(총사업비 9조1280억 원)을 정부의 광역교통망 구축계획에 반영하도록 건의했다. 가덕신공항은 입지가 훨씬 유리하다. “부산신항까지 이어진 철도·도로를 불과 몇 ㎞ 떨어진 가덕도까지 연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실제 들어가는 비용은 훨씬 적을 수 밖에 없다(김경수 경남도지사).”
③안전과 환경. 가덕신공항 논의는 2002년 본격화됐다. 그 해 4월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출발한 중국 민항기가 악천후를 뚫고 김해공항에 착륙하려다가 돗대산(381m)에 충돌해 129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다. 많은 파일럿들이 산에 둘러쌓인 김해공항을 “기피 1호”로 지목했다. 결론은 “안전하면서도 소음 피해가 적은 24시간 공항”으로 모아졌다. 3면이 바다이면서 육지와 연결된 가덕도가 부상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바다를 매립하면 부등침하(지반의 침하량이 다르게 발생하는 현상) 가능성이 높다”는 국토부의 우려도 해결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가야 대한토목학회 부산울남경남 지회장은 “가덕도보다 지리적 조건이 나쁜 일본 간사이국제공항도 6년 만에 완공했다. 활주로를 위해 매립해야 하는 수심도 12~22m에 불과해 기술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부산시는 “신공항 예정지의 57%는 육상부여서 43%만 매립하기 때문에 안전에 큰 문제가 없다. 가덕도가 외해라는 국토부 주장도 틀렸다. 육지와 얼마나 가까운지 지도만 보라”고 주장했다.
안전상으로는 김해공항 확장이 더 불안하다. 국무총리실 검증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김해공항 확장안의 가장 큰 문제는 장애물 절취였다. 항공기와 부딪힐 수 있는 장애물을 제거하려면 수 많은 산을 깎아야 한다. 가덕도 산 절취나 해상 매립에 따른 환경문제가 김해공항을 확장했을 때는 더 크게 불거질 수 있다는 의미다.
④소음. 부산항공청에 따르면 김해공항 항공기 소음 피해 면적은 지난해 기준 40.12㎢에 피해 인구는 7만9968명. 김해공항을 확장해 항공기 운항이 증가하면 피해인구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올해 2월에는 대법원이 “김해공항과 600m 떨어진 딴치마을 주민들에게 정부가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딴치마을은 2014년 기준 항공기 소음이 93.2웨클을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시끄러운 마을’로 꼽혔다. 소음 피해를 줄이려면 바다공항이 정답.
지금은 가덕신공항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정부와 부산시는 환경 훼손 최소화와 가덕도 원주민에 대한 적절한 보상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항공편 증가에 따른 탄소 저감책도 고민하자. 뒤탈이 생기지 않도록 사전타당성검토(기본계획)·전략환경영향평가와 기본·실시설계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도 높여야 한다. 정치권도 동남권 메가시티의 성장동력이 될 가덕신공항을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바라보길 기대한다. 여당뿐 아니라 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들이 “초당적 협의체를 구성하겠다” “가능한 빨리 첫 삽을 떠야 한다”고 호응한 것은 그래서 반갑다. 가덕신공항은 균형발전은 물론 수도권 집중 해소의 첫 걸음이다. 이노성 디지털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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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덕신공항이 들어서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항. 전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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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노성 디지털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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