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형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지난 25일 정부가 상생형 지역일자리 공모사업에 부산형 일자리 모델을 선정한 게 그 계기다. 이 사업은 코렌스EM과 20여 협력사가 부산신항 인근 국제산업물류도시 내 26만4462㎡의 부지에 미래차부품단지를 조성해 전기차 구동 유닛을 생산하기로 하고 2031년까지 4300여 명을 고용하는 것이다. 전기차 구동 유닛은 배터리와 함께 미래차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예상되는 지역내총생산(GRDP) 기여액이 연간 3조 원에 달한다. 부산형 일자리는 지역 산업·노동 생태계의 새로운 전범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형 일자리의 가장 주목할 만한 가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미래 지향형이라는 데 있다. 부산·울산·경남 등 동남권 자동차산업의 국내 비중은 30%로 가장 많다. 하지만 내연기관 차량 생산에 편중돼 있어 미래차 대응능력이 부족하다. 반면 현재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금지하는 추세다. 전기차 등 미래차 생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부산 국제물류도시에 들어설 미래차부품단지는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구조를 재편할 거점이며, 부산형 일자리는 그 생산 패러다임 전환을 이끄는 주체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지금까지 국내에 상생형 지역일자리 사업지가 5곳 선정됐지만, 미래차 생산 관련 일자리는 부산과 군산 2곳뿐이다.
이에 못지 않게 소중한 가치는 노·사·민·정의 양보와 배려로 만들어지는 일자리라는 것이다. 노조는 사측으로부터 정년 연장 등 고용 안정을 보장받는 대신 경영 안정화 기간(3년) 동안 임금 상승폭에 제한을 두는 데 합의했다고 한다. 부산자동차부품공업협동조합과 부산은행, 지역 고교·대학 등 민간은 부지 제공, 저금리 융자, 인력 공급을 통해 협력한다. 정부는 전기차 부품기술허브센터 및 산단형 공공임대주택 건립 등으로 지원한다. 자동차 산업은 물론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어야 할 상생의 본보기가 아닐 수 없다.
장기불황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우리나라의 구직난은 사상 최악이다. 그 중에서 가장 열악한 지역이 부산이다. 지난 1월 부산의 실업률은 5.8%로, 전국 평균치(5.7%)를 웃돈다. 아르바이트조차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부산형 일자리 창출 사업이 살인적 구직난에 숨통을 틔우는 반전 포인트가 되길 바란다. 그러려면 노·사·민·정이 설정한 일자리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합심 협력해야 한다. 정부의 사업 선정은 시작일 뿐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