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시대와 이데올로기를 초월하는 생명의 절대자가 있다. 그것은 신이 아니다. 바로 나무다. 나무는 자신을 태워 산소를 내뱉음으로써 다른 생명들이 숨 쉴 수 있게 해주는, ‘희생의 절대자’다. 나무는 대상을 차별하지 않는다. 곤충부터 사람에 이르기까지 공평하다. 식물이 출현한 이래 3억 5000만 년 동안 나무는 묵묵히 생명을 잉태하고 지켜왔다.

‘생명의 숲’도 시작은 한 알의 열매에서 돋아난 작은 싹이다. 새싹을 틔운 어린 나무라고 해서 모두 큰 나무로 성장할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자연에는 새싹에게 우호적인 환경만 있는 것이 아니다. 뿌리가 뻗어나갈 수 있는 촉촉한 대지와 물, 충분한 햇빛이 필요하다. 산새와 동물도 위험요소다. 그러고 보면 나무의 새싹이나 사람의 새싹인 어린이가 닮았다. 안전한 환경과 보호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사람 새싹’에겐 학교와 부모, 사회라는 울타리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급증하는 아동학대 사건들을 보면서 과연 사람이 나무보다 안전하다 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보건복지부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5685건이던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2019년 3만45건으로 10년 만에 5배 이상 늘었다. 가해자의 97% 이상이 부모, 대리양육자, 친인척 등이다. 수법의 잔혹성도 갈수록 더하다. 사람이 나무보다, 꽃보다 아름답다 할 수 있는가?

1901년 ‘모던 스쿨’을 세워 일체의 권위와 폭력에 반대하며 자율성과 창의성 교육을 주창했던 스페인의 ‘교육순교자’ 프란시스코 페레의 외침이 무상하다. 그는 “꽃으로도 아이들을 때리지 말라”고 했다. 그후로 120년이 지났지만 우리의 아동학대는 거꾸로만 가고 있으니 처참하다. 모든 어린이들이 새학기의 꿈을 안고 일제히 등교를 시작한 지난 2일 아침에도 인천의 한 8살 소녀는 학교에 가지 못했다. 경찰은 싸늘한 사체로 발견된 소녀의 몸에 멍과 상처를 다수 발견하고 20대인 부모를 긴급체포했다.

3월 초순 꽃을 피우는 나무는 개나리 산개나리 산수유 생강나무 풍년화 히어리 등이다. 이들은 꽃 색이 모두 노란색이다. 부모로부터 학대만 당하다가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꺾여버린 인천의 어린 새싹에게 최계락 시인의 동시 ‘꼬까신’을 띄우며 명복을 빈다. 부디 저 세상에서는 맞지 말기를.

‘개나리 노오란 꽃그늘 아래 / 가지런히 놓여 있는 / 꼬까신 하나 // 아가는 사알짝 / 신 벗어 놓고 / 맨발로 한들 한들 나들이 갔나 // 가지런히 기다리는 꼬까신 하나’.

이승렬 논설위원 bungs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시 경제부시장에 김윤일 발탁…경제특보 박성훈, 정무특보 이성권
  2. 2교통카드로 못 쓴다, 동백전의 퇴보
  3. 3버스노선 조정이 규제 혁파? 민원 창구 된 부산시 미래혁신위
  4. 4카뱅은 국내, 모빌리티는 미국 노려…증시 “카카오군단 잡아라”
  5. 5좌천·범일통합2지구 시공사 삼수만에 선정할까
  6. 6영진위 부산 이전하고도 서울 사업 주력
  7. 7임기 15개월 朴시장 ‘즉시전력감’으로 라인업…내부 승진으로 화합 시도
  8. 8북항 사업계획 하자 없다…해수부 레임덕·부처 알력 가능성
  9. 9동의과학대 야구부 첫 승…유쾌한 반란 시작됐다
  10. 10자가격리자 폭증에 기초단체 구호물품 수급 ‘빨간불’
  1. 1야당 PK 초선이 꼽은 원내대표 조건 ‘대선 승리 이끌 지략가’
  2. 210여 일 남은 여당 전대, PK 현역 3인방은 관망세
  3. 3조경태, 조직력 약점·쇄신 바람 뚫고 야당 당권 잡을까
  4. 4부산 공직자 부동산 비리특위 출범 가속도 붙나
  5. 5여당 PK세력 입지 축소…신공항 등 현안사업 지원 약화 우려
  6. 6시정질문 칼 가는 시의회 여당…박형준 공약 송곳 검증 예고
  7. 7부산시 경제부시장 김윤일·경제특보 박성훈 임명
  8. 8홍남기, 종부세·재산세 완화 시사
  9. 9[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개혁 외친 민심, 질서 택한 당심…여당 괴리 극복에 미래 달려
  10. 10야권 이명박·박근혜 사면론 재부상
  1. 1교통카드로 못 쓴다, 동백전의 퇴보
  2. 2카뱅은 국내, 모빌리티는 미국 노려…증시 “카카오군단 잡아라”
  3. 3좌천·범일통합2지구 시공사 삼수만에 선정할까
  4. 4북항 사업계획 하자 없다…해수부 레임덕·부처 알력 가능성
  5. 5[경제 포커스] 시장님 ‘1조 원대 창업펀드’ 실현 가능한가요
  6. 6르노 만난 산업장관, 부산공장 물량 배정 확대 요청
  7. 7석유공사 창사 이래 첫 ‘완전자본잠식’
  8. 8QR결제·동백몰 연동 안돼…고객·소상공인 동시이탈 우려
  9. 9친환경 수목보호대 ‘미라클’ 눈길
  10. 10최저임금위 첫 만남부터 勞 “인상” vs 使 “동결”
  1. 1부산시 경제부시장에 김윤일 발탁…경제특보 박성훈, 정무특보 이성권
  2. 2버스노선 조정이 규제 혁파? 민원 창구 된 부산시 미래혁신위
  3. 3임기 15개월 朴시장 ‘즉시전력감’으로 라인업…내부 승진으로 화합 시도
  4. 4자가격리자 폭증에 기초단체 구호물품 수급 ‘빨간불’
  5. 5부산교대, 통합 준비절차 돌입…구성원들 “의견수렴 거치자”
  6. 6홧김에? 부산 교통민원 급증…市심의위 감정적 민원 가린다
  7. 7부산 서구發 ‘스마트 폴’ 확산…인근 사하·사상구도 설치 검토
  8. 8부산 경찰 또 음주운전
  9. 9이번엔 수제맥주에 의료용 산소…부산 식품위생 도마 위
  10. 10진주시의원 코로나 확진…긴급 대책비 지원 차질
  1. 1동의과학대 야구부 첫 승…유쾌한 반란 시작됐다
  2. 2손흥민 소속팀 토트넘, 모리뉴 감독 전격 경질
  3. 3부산시장애인체육회, 팔라시오와 후원협약
  4. 4아이파크 ‘낙동강 더비’ 7R 베스트 매치 선정
  5. 5이혜진 전국사이클대회 우승…도쿄올림픽 금메달 기대감 ↑
  6. 6KLPGA 가야CC서 재개…최혜진 고향서 우승 사냥
  7. 7‘유러피언 슈퍼리그(ESL)’ 출범선언…UEFA·FIFA 발칵
  8. 8마운드 무너지고 방망이 식어…거인, 악몽의 시간
  9. 9롯데, 부산시에 마스크 300만 장 기부
  10. 1048세 관록의 싱크, 대회 3번째 트로피 번쩍
시장 후보 선거운동 24시
국민의힘 박형준
시장 후보 선거운동 24시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한 도시의 리더가 된다는 것
‘융합의 시대’를 진정으로 지향하려면
기고 [전체보기]
이 ‘춤’에 동참하실래요?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춤’ /김병주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통합인가 /임천택
기자수첩 [전체보기]
체계적인 ‘동백전 행정’ 쫌! /김진룡
지역대 ‘벚꽃엔딩’ 없도록 내실 다져야 /김화영
김갑수 칼럼 [전체보기]
목소리를 낮출 때
김석환 칼럼 [전체보기]
‘디지털 리더십’의 부산시장 보고 싶다
‘능력주의’와 ‘예타만능’이라는 거짓말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캐릭터 변수와 ‘어쩌다 정치인’
해 뜨는 아침, 겨울 산의 속살을 보라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한국피리, 서양피리를 만나다
한국음악의 떼루아를 찾아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여성 징병제
달 보고 짖는 개
독자의 소리 [전체보기]
국제 행사 유치, 지금이 적기 /장수현
확충 절실한 공공의료 /안경숙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한국식 돈가스의 탄생
믹스커피라는 전통음료
사설 [전체보기]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신중한 접근 필요하다
갈수록 꼬이는 백신 수급, 불안 해소책 있긴 하나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청년기본소득’ 용납해선 안 되는 이유
공유경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동북아 공존의 길을 닦는 외교
비핵평화, 중단없이 가야 할 길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이제명 칼럼 [전체보기]
탄소중립 어젠다의 가치와 미래
이홍 칼럼 [전체보기]
반기업정서 극복을 위한 싹이 텄다
카리스마에 대한 오해
장병윤 칼럼 [전체보기]
성장이냐, 생존이냐
알바트로스, 오 알바트로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재보선 민심 받들겠다더니
사활 걸린 백신전쟁
정책 제언 [전체보기]
학생 미래 위한 부산대·부산교대 통합 /전호환
지역 항공사 육성과 가덕신공항의 성공 /김광일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봄날의 상념
강 건너 봄이 오듯
차재원 칼럼 [전체보기]
시장 보선 이후가 걱정되는 이유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어게인
그 날을 기다리며
특별기고 [전체보기]
민주화·민족자존에 바친 삶, 편히 쉬소서 /허운영
‘보다 섬세한 스승’을 떠나보내며 /장현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나비 그림의 명인, 남계우
김정희의 ‘세한도’ 열풍
  • 저출산 고령화 대응,부산 콘퍼런스
  • 생명의강 낙동강 수필공모전
  • 2021부산하프마라톤
  • 바다식목일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