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 7일째를 맞은 방역당국과 일선 병원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백신을 맞은 뒤 숨진 사람이 속출하면서다. 4일 전북 전주와 부안의 요양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50대 환자 2명이 사망했다. 이날 대전의 요양병원에선 20대 환자 1명이 백신 접종 후 숨졌다. 앞서 경기도 고양, 평택의 요양병원에서도 50, 60대 환자 2명이 백신을 맞은 뒤 사망했다. 여기다 백신 보관온도를 유지하지 못해 접종을 일시 중단하는 사고까지 빈발하고 있다. 이런 사고가 부산에서만 6건 발생했는데, 모두 요양병원의 냉장보관 불량 때문으로 드러났다. 요양병원의 접종 준비 소홀과 방역당국의 관리감독 부실을 보여주는 대목이어서 접종 안전과 차질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백신 보관사고와 접종 사망사고가 겹치는 건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9월에도 유통 중이던 독감 백신이 상온에 노출돼 접종이 중단된 가운데 접종 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성 논란이 벌어져 접종에 차질을 빚은 바 있어서다. 방역당국은 “영국과 독일에서 화이자, AZ 백신 접종 후 각각 402명, 113명의 사망사례가 신고됐지만 백신과의 관련성이 확인된 건 현재까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국민을 안심시키기엔 부족하다. 사망자의 건강 상태를 비롯한 모든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한 뒤 접종과 사망의 관련성 조사를 진행함으로써 국민에게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 지난해 독감 백신 접종 당시 혼란이 일어난 건 이런 점이 미흡했던 탓이다.
백신 보관사고는 철저한 실태점검을 통해 즉각 시정해야 한다. 초저온 냉동보관이 필요한 화이자, 모더나 백신과 달리 AZ 백신은 2~8도의 상온에서 보관하면 된다. 요양병원은 현재 일반 냉장고에 AZ 백신을 보관하고 있다. 그런데 보관사고가 빈발한다는 건 방역당국이 접종 시작 전에 요양병원 일반 냉장고의 기능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다는 걸 의미한다. 요양병원을 관리감독하는 일선 보건소에서 “요양병원 냉장고의 온도 센서나 냉장 기능 이상으로 보관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마당이다. 이대로 방치하다간 백신 변질로 인한 접종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국민도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한 방역당국의 발표는 믿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백신과 인과관계가 없는 사망사고에 일희일비하는 건 국가적 손해”라고 한다. 노령층 접종 부작용을 걱정했던 AZ 백신의 80세 이상자에 대한 코로나 중증 예방효과가 80.4%에 달한다는 영국 대학의 연구 결과도 나왔다. 예방 효과가 화이자 백신(71.4%)보다 더 높다. 오스트리아가 65세 이상자를 상대로 AZ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노령층에 대한 AZ 백신 접종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건 이런 맥락에서다. 코로나 사태를 끝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안은 백신뿐이다. 우리가 직시해야 할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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