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아카시아는 가슴에 스며드네/이 젊음 파랑새 되어 푸른 하늘 날으리/오월이면 날으리 내 맘에 희망 싣고/이 젊음 파랑새 되어 넓은 하늘 날으리‘<중략>
박남수 작사 김연준 작곡 ‘오월의 노래’가 합창으로 가슴에 다가온다. 조금은 생소한 가곡인 듯하지만 작곡가 김연준은 한양대학교 설립자로 총장과 이사장을 역임했지만 작곡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청산에 살리라’ ‘비가’ ‘사랑’ 등 주옥같은 가곡을 작곡했고 가곡 독집디스크만 10장을 출반했다.
화사하던 봄꽃은 이제 지고 있어도 세상은 초록으로 시작하고 젊음의 함성이 싱그러움을 더해준다. 코로나19로 잠시 멈추고 있지만 오월이면 대학을 비롯해서 젊음의 축제가 열리고 청춘과 희망을 노래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민주항쟁과 민중의 노래가 5월의 하늘을 덮은 적도 있었다.
5월에 추천할 곡으로는 그리스 현대가곡 ‘5월의 어느날’이다 그리스 출신의 세계적인 메조 소프라노 아그네스 발차가 부르는 ‘내 조국이 가르쳐 준 노래(사진)’라는 곡집에 수록된 곡이다.
‘5월의 어느날에 너는 떠나 버렸지/아들아/너가 그렇게도 좋아하던 봄날에/나는 너를 잃었구나/너는 테라스에 올라서서/너의 눈속 가득히 햇빛을 받아 마시곤 했었지/그리고 달콤한 목소리로 너의 큰 세상에 대해 내게 이야기하고/우리가 함께한 어느날 내게 약속도 했었지/하지만, 네가 사라진 지금/나의 빛도 또한 사라져 버리는구만’ <중략>
전쟁터에 나가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회상하며 아버지가 부르는 애잔한 노래다. 메조 소프라노 아그네스 발차는 현대가곡집에서 성악가 특유의 발성에 힘을 뺀 자연스런 목소리로 가슴깊이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이 곡의 작곡가 미키스 테오도라키스는 그리스 현대사의 질곡을 장식한 대표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 군부독재이후 멜리나 메르쿠리의 뒤를 이어 문화부장관을 역임하기도 했지만 그에게는 항상 그리스 국민작곡가라는 이름이 꼬리표처럼 다라다닌다. 미키스 테오도라키스는 그리스 현대 음악의 역사 그 자체였고 어수선했던 그리스 현대 정치사의 희생양이었다.
그 고난의 역사가 그의 음악속에 그대로 녹아있다. 미키스 테오도라키스의 대표작으로는 영화 ‘페드라’‘일요일은 참으세요’ 등을 비롯해서 그리스 문호 니코스 카잔차키스 작품을 영화화한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세계적인 영화음악 작곡가로 이름을 떨쳤다. 메조 소프라노 아그네스 발차가 부르는 그리스 현대가곡집 ‘내 조국이 가르쳐 준 노래’에는 오늘 소개한 ‘5월의 노래’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가네’가 유명하지만 ‘도시 어린이의 꿈’ ‘우체부’ ‘뱃노래’ 등 주옥같은 현대 가곡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스타브로스 코시르하코스의 편곡이 돋보이며 아테네 익스페리멘탈 오케스트라와 저음에 깔리는 그리스 전통악기 부주키(Bouzouki)의 감미로운 음색 또한 일품이다.
필하모니 대표·음악 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