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과학기술문명의 결정체인 자동차는 문명의 이기이면서 달리는 흉기이기도 하다. 인류 생활에 많은 편의를 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갖가지 교통사고로 생명과 재산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는 물건이 바로 자동차다.
이런 점에 발 맞춰 정부에서는 자동차의 속도를 늦춰 교통사고를 줄여보려고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런 정책의 하나가 바로 ‘안전속도 5030 제도’이다. 이 정책에 따라 전국 도시의 차량 제한 속도는 일반도로는 시속 50㎞, 주택가나 골목길, 어린이보호구역 등 이면도로는 시속 30㎞로 낮추어 시행하고 있다. 다만 자동차전용도로와 고속도로, 국도는 기존 제한 속도를 유지해 운영한다.
경찰청은 도시에서 자동차 속도를 낮춘 만큼 적극적으로 단속한다. 운전자들은 이에 주의해야 한다. 속도 위반, 즉 과속을 일삼다가 적발되면 제한 속도를 시속 20㎞ 이내에서 초과하면 과태료 4만 원(범칙금 3만 원), 20∼40㎞ 초과할 경우 과태료 7만 원(범칙금 6만 원), 40∼60㎞ 위반이면 과태료 10만 원(범칙금 9만 원)이 부과된다. 60~80㎞ 위반이면 과태료 13만 원(범칙금 12만 원)이 부과되고, 80㎞ 초과부터는 형사 처벌 대상이 되니 말이다.
일반적으로 과태료는 무인 단속 카메라(CCTV) 등 단속 장비에 의해 적발돼 운전자가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은 경우에 차량 소유주에게 처분되고 벌점은 없다. 그러나 범칙금은 실제 도로 현장에서 경찰관에게 적발돼 처분받는 경우이며 위반 사항에 대해 벌점이 부과되기도 한다.
그동안 교통사고가 대폭 감소하며 우리나라도 다른 지표에서는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지만 여전히 보행 중에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람 수는 상당히 많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는 5.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5.6명을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중 보행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로 OECD 평균의 배가량 된다. OECD 37개 회원국 중 31개국이 시속 50㎞ 하향 조정을 시행 중이다. OECD와 세계보건기구(WHO)는 우리나라에 여러 차례에 걸쳐 자동차 속도 하향 정책 도입을 권고한 바 있는데 이제야 겨우 시행하게 돼 다행이다.
흔한 교통 표어 가운데 ‘5분 먼저 가려다 50년 먼저 간다’는 말이 있다. 기껏 5분 먼저 목적지에 도착하려고 무리하게 과속을 일삼다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거나 아니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 표어다.
대부분 교통사고는 교통법규 위반에서 일어난다. 조금 먼저 가겠다고 속도를 높이고 신호를 위반하는 불법행위는 대형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 자동차는 속도가 빠를수록 위기 대처 능력이 떨어지고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막대하다.
흔히 운전자들은 자신이 과속해도 만일의 사태에 잘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자동차는 제동력에 한계가 있고 도로 사정에 따라 정지거리가 생각 이상으로 길어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규정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목적지에 조금 일찍 도달한다고 인생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
과속 등 교통법규 위반은 짧게는 이로운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길게 보면 해로움이 훨씬 더 크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교통법규를 지키며 여유롭고 안전하게 운전하면 자신의 성장이나 행복이 보장되고 나아가 공동체 발전에도 이바지하는 길임을 깨닫고 모두가 준법 운전을 실천했으면 한다.
박정도 부산 서구 교통행정과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