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의 마지막 날인 지난 30일 한 TV채널의 메인 뉴스 ‘엔딩곡’으로 흐른 음악의 제목은 ‘July(줄라이)’였다. 이를 두고 대통령 선거 국면으로 진입한 현 시국과 관련한 여러 억측도 난무했지만, 이는 하반기 첫 달인 7월을 의미할 뿐이다. 로마의 군인이자 정치가인 율리우스 카이사르(BC 100~44)가 탄생한 달로, 그의 이름을 붙였다. 그가 암살된 후 양자 겸 후계자인 옥타비아누스는 로마제국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된 후 ‘줄라이’의 다음 달인 8월에 자신의 이름을 붙인다. ‘오거스트(August)’.
7, 8월의 명칭으로 남은 이들은 서양에서 경찰의 기원을 이야기할 때도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카이사르는 갈리아 원정에서 복귀한 후 폼페이우스를 물리치고 권력을 장악한다. 이후 그는 확장된 로마 영토를 효율적으로 유지·관리하기 위한 개혁 정책을 실시한다. 달력의 개선과 인구 조사, 화폐 통일, 법령·도로망 정비 등 다양하다. 본래 군대를 주둔시킬 수 없는 수도 로마의 치안 유지 인력을 운용한 것도 그 중 하나다. 하지만 체계적인 형태의 경찰 조직은 아우구스투스가 설치한다. 카이사르 암살 사건까지 겪었던 그는 경찰대와 소방대를 합친 조직과 별도로 자신을 경호할 근위대까지 창설한다.
물론 서양에 한정된 기원설이기는 하지만 당시 로마의 경찰은 제국 전역이 아니라 수도인 로마만 관할했다는 점에서 지역의 자치경찰 성격을 띠었다. 사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떤 형태로든 한 지역을 안전하게 지키려는 일종의 ‘자경단’은 존재했다. ‘자경단’이라는 명칭에는 1923년 관동대지진 때 죄없는 조선사람 수만 명을 무자비하게 때려 숨지게한 일부 일본인들의 어두운 그림자가 숨어있긴 하지만, 원 뜻은 덜 조직화된 자치경찰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자치경찰제가 카이사르의 달인 7월의 첫날 정식 시행된 것은 의미가 깊다. 자치경찰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경계하고(警) 살피는(察)’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경찰 본연의 역할로 돌아왔다고 볼 수 있다. 부산자경위가 ‘부산형 시책 1호’로 교통과 치안에 관한 지역사회 문제를 지역주민이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개념인 ‘치안 리빙 랩(Living Lab)’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도 반갑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처럼 첫 걸음을 잘 딛어야 한다. 1호 시책부터 시민의 공감과 응원 속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주길 당부한다.
이승렬 논설위원 bung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