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블록체인 특구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개인 컴퓨터에 데이터를 분산시켜 중개기관 없이 가상화폐를 통해 개인 간 금융 및 상거래, 정부 및 교육기관의 업무 혁신, 투표 및 의사결정의 효율화 등을 가능하게 한다. 모험 창업기업들이 이 기술을 이용하면 국제적으로 토큰을 발행해 금융기관에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고 낮은 비용으로 창업자금을 모을 수 있다. 금붕어가 어항 속의 자양분을 먹고 자라듯이 블록체인은 암호화폐라는 자양분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
ICO(가상화폐 공개) Bench에 보고된 전 세계 ICO 자금조달 건수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5726건이며 조달 금액은 270억 달러(약 30조 원)에 이른다. 미국(717건) 싱가포르(587) 영국(514건) 순이다. 이처럼 ICO는 전 세계 개인들의 컴퓨터와 모바일의 블록 네트워크에 공개 저장된 데이터 거래를 통해 투명하고 안전하게 토큰을 발행해 저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신기술 금융 기법이다. 그리고 암호화폐 거래소는 기업들에게 추가적 유동성과 투자자금 회수의 출구 기회를 제공해준다.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를 만드는데 가장 적합한 부산 블록체인 특구는 향후 어떻게 될 것인가. 첫 번째 답은 중앙정부가 현재 마련 중인 암호화폐 정책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 ICO는 낮은 규제로 활성화했다. 규제가 없을 때 모험기업들은 작은 노력과 낮은 비용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효과를 보았다. 반면, 감독 규제가 미비하면 사기범죄에 대한 처벌과 기소를 어렵게 해 투자 위험이 증가했다. 그간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코인 피해자가 많았던 것은 감독 당국의 규제가 미비했기 때문이다. 반면 블록체인 국내기업들이 한국을 떠난 것은 금지국에 우리나라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ICO가 시작된 후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 규제는 만들지 않은 반면, 세계 최강의 가상화폐 거래와 ICO 금지 규제로 ‘모 아니면 도’(all or nothing)의 규제 방식을 사용했다.
코인투자자의 청원으로 시작된 금번 금융당국의 가상화폐 정책 수립은 부산시의 블록체인 특구와 금융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수립되길 바란다. 바라는 바 금융당국이 전통 금융시장에 적용되는 자본시장법의 규제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주식과 같은 권리를 갖는 ‘증권형 토큰 ICO’(STO)를 도입한다면 부산은 국제적으로 블록체인 특구와 더불어 금융중심지로서 발전의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싱가포르나 스위스 수준의 증권형 ICO를 지원하는 정책이 나온다면 청년이 돌아오는 부산은 요즈마 펀드에 대한 정치 논쟁을 끝내고 기업가와 투자자가 부산 블록체인 규제 특구에 모여들 것임을 확신한다.
두 번째 답은 부산시가 수립하는 블록체인 특구와 금융중심지 정책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부산시는 ICO 활성화를 위해 가상화폐 거래소 유치 작업과 블록체인 기업 유치 정책을 동시에 수립해야 한다. 전자가 이뤄지면 거래소의 토큰 발행업체에 대한 자본시장 감시 기능을 통해 묻지마 투자에서 벗어날 수 있고, 모험기업들은 자본 조달과 더불어 다양한 금융산업 비지니스를 창출할 수 있다. 국제데이터센터(IDC)는 블록체인 기술이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로봇과 융합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창출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기업을 전통적인 중소기업으로 간주해 현재 부산시가 지원하는 정책 상당 부분은 블록체인 특성과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ICO 성공 요인과 블록체인 기술 채택 결정 요인을 정확히 구분하는 정책 수립은 슬기로운 부산시의 행정 능력에 의존할 것이다. 더불어 부산의 주요 금융기관도 정부 규제를 이유로 버텨온 무관심을 버리고 블록체인 특구와 금융중심지 정책의 설계자로서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가상화폐 없이는 블록체인은 성장할 수 없는 기술이다. 따라서 향후 발표될 가상화폐 정책은 부산 블록체인 특구를 결정짓는 동시에, 향후 지역경제를 결정짓는다. 기술발전과 경제, 일자리를 생각한다면 차기 대통령 선거에 집중된 시선을 가상화폐 정책으로 돌리는 것은 좀더 선한 공동체의식으로 여겨질 것이다.
동서대 경영학부 교수·부산상의 정책자문위원